빌 게이츠(사진)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애플 등 정보기술(IT) 기업이 오만하게 행동하면 악몽 같은 정부 개입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게이츠는 “IT 기업들이 자사 견해가 정부 견해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정부가 일부 핵심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례를 묻는 말에 금융 거래를 익명화하려는 기업의 열정과 대량살상범의 통화기록조차 정부에 제출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기업의 견해를 꼽았다. 미국 정부의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온 애플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이 범인의 아이폰 잠금 기능을 해제해달라는 당국의 요구를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몇 차례 거절한 것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게이츠 창업자는 블로그 ‘게이츠 노트’에 부인 멜린다 게이츠와 게시한 글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이견을 갖고 있지만 가능하면 협력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게이츠 부부는 미국이 해외 투자를 축소하면 다른 나라 국민이 죽고 미국인들이 더 가난해질 것이기 때문에 그들과 계속 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거액을 사회에 기부하는 이유로 의미 있는 일인 데다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멜린다 게이츠는 기부 활동을 한 18년이 결혼 생활의 대부분이라며 “이것이 우리 삶이기 때문에 (기부)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자선 관련 전문지 ‘크로니클 오브 필랜스로피’에 따르면 게이츠 부부는 지난해 미국 내 최대 자선 사업가였으며 48억 달러(약 5조2,000억 원)를 기부해 2위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부부의 기부액(20억 달러)에 비해 2배에 달했다./변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