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방송되는 EBS1 ‘장수의 비밀’에서는 ‘깜빡깜빡 할배와 씩씩한 할매의 알콩달콩 황혼일기’ 편이 전파를 탄다.
제주도 동쪽 중산간의 자그마한 마을, 성산읍 난산리에 오늘의 장수인이 산다. 척박한 땅에서 한평생 밭농사를 지으며 5남매를 키운 김응숙 할아버지와 오하옥 할머니. 초등학교 동창인 노부부! 장남이었던 할아버지는 고등학교 때 집안의 주선으로 할머니를 만나고 고등학교 3학년 때 첫 애를 낳았다는데~
23세 때부터 모든 제사를 도맡으며 1년에 15번의 제사를 했다는 할머니. 시부모님, 시조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음식을 만들고 밭일을 하고 애들을 돌보기까지 할 일이 많아 고생이 많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시작한 스포츠 댄스! 5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대회를 휩쓸만큼 실력이 출중하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팀이 해체되면서 꿈을 접었지만 지금도 음악이 흐르면 흥을 감추지 못하는 할머니!
그런데 요즘은 자꾸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할아버지 때문에 고민이 많다. 운전을 하다가도 안경을 가지러 오는가 하면, 핸드폰을 화장실에 두고 오는 일도 많고, 고지서 또한 어디에 둔 지 몰라 잃어버릴 때도 있다. 날마다 건망증이 심각해지는 할아버지, 하지만 3년 전 세상을 떠난 막내 아들에 대한 기억만큼은 단 하나도 잊지 않고 있다.
폐암으로 먼저 자식을 앞세우고 술을 마시며 견뎌내고 있는 할아버지. 결국 할머니는 술 때문에 자꾸 기억력이 약해지는 것이라며 잔소리를 하지만 할아버지의 깊은 슬픔은 그 무엇으로도 달랠 길이 없다.
하루하루 아들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할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를 챙기며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난산리 노부부의 건강비결을 ‘장수의 비밀’에서 만나본다.
▲ 분재를 좋아하는 할배와 스포츠 댄스의 1인자 할머니를 만나다!
낮은 돌담 올레길이 인상적인 성산읍 난산리. 집이 세 채나 되는 장수인의 집! 평생 소나무 분재를 취미로 삼았다는 할아버지. 그런데~ 만나자마자 할아버지가 전정가위를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리시고, 할머니의 잔소리가 시작됐다. 자꾸 깜빡깜빡하는 할아버지 때문에 물건을 찾아주느라 매일 할머니는 바쁘다는데.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겨우 집안으로 초대받은 김승환! 집에 들어가자마자 눈부신 수십 개의 메달이 가득하다. 알고보니 할머니는 마을은 물론 지역에서 손꼽히는 스포츠 댄스의 1인자였다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춤을 춘다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메달 자랑에 여념이 없는데, 심상치 않아 보이는 노부부의 생활은 과연 어떨까.
▲ 구워먹는 귤과 빙떡! 제주 특별식을 맛보다
막바지 감귤 수확을 하는 노부부. 한평생 귤농사를 하며 5남매를 키웠고, 텃밭에서 채소를 재배하며 외딴 산골마을에서 자급자족 생활을 이어갔다. 귤밭에서 나온 후, 할아버지가 춥다며 모닥불을 피우고 귤을 굽는다! 과연 구워먹는 귤 맛은 어떨까.
할머니는 거실에서 두 남자를 위해 특별식을 준비하신다. 쌀이 부족했던 제주도에서 예부터 떡대신 제사상에 올렸던 빙떡! 삶은 무채와 메밀만 있으면 준비 끝! 할머니의 정성에 제주도의 특별한 맛이 느껴진다.
▲ 올레길 3코스, 화장실이 폐쇄된 사연은?
서귀포시 성산읍 바닷가와 중산간 일대가 이어지는 올레길 제3코스. 중산간으로 향하는 올레길은 할아버지댁을 지나쳐야 하는데. 올레길을 걷다가 김승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으니, <올레꾼을 위한 화장실>이라고 적힌 팻말이다. 하지만 화장실은 지금 폐쇄가 됐는데. 사연인 즉, 올레꾼이 길을 걷다 화장실을 써도 되냐며 집으로 찾아오자 부부의 막내아들은 화장실 개방을 노부부에게 제안하고. 사람들이 드나드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던 할아버지는 먹을 것도 내놓으며 사람들을 맞이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들이 암에 걸리면서 화장실 관리를 할 수가 없게 되고, 결국 화장실을 폐쇄하고 말았다는데. 올레길에 들어서고 화장실만 보면 아들 생각에 눈물이 난다는 노부부. 애잔하고도 슬픈 노부부의 사연을 담아본다.
▲ 이제는 아들을 보내주고 앞으로 남은 인생 즐겁게 삽시다
아들을 떠나 보낸 뒤 할아버지는 술을 많이 마시기 시작했다. 술을 마시면 잠시나마 고통을 잊을 수 있다는데. 그러다 보니 기억력은 점점 흐릿해지고, 단단했던 마음에도 상처가 깊어졌다. 구정을 앞두고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새해는 좀더 새로워졌으면 한다. 이제는 아들을 보내주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생각하자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흔쾌히 받아들이며 새해맞이를 준비한다.
술을 좋아하고, 성격도 불같은 할아버지와 일일이 할아버지를 챙겨야 하는 할머니. 노부부의 알콩달콩한 황혼일기를 장수의 비밀에서 만나본다.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