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주가연계증권(ELS)과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 호황에 꾸준히 상환액이 늘면서도 재투자에는 인색했던 투자자들이 ELS를 다시 찾아 발행잔액의 상승 반전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원금손실구간(Knock-Inㆍ녹인)에 빠질 가능성이 낮아지자 신규 투자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과 KB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ELS와 ELS 발행잔액은 56조1,357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원가량이 증가했다. 상환된 자금이 다시 ELS에 투자되면서 발행잔액이 급증한 것이다. 2015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ELS는 61조654억원가량이 발행돼 지난 2015년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폭락 이후 최대 발행 규모를 기록했다. 발행 규모로만 보면 과거 ELS의 전성기를 다시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상환 규모가 72조원을 넘어서며 발행 규모보다 14조3,646억원이나 많았다. 즉, 14조원가량은 ELS에 재투자하지 않고 다른 투자처를 찾아 떠났던 셈이다.
분위기는 올해 들어 바뀌기 시작했다. 해외지수형과 해외종목형 발행이 늘면서 증시 호황 속에 해외 직접투자가 쉽지 않은 투자자들이 ELS로 다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해외지수형 발행 규모는 5조7,321억원으로 지난해 10월 5조8,346억원 이후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다. 발행 규모 비중으로 보더라도 해외지수형이 82.8%를 차지했다. 그 뒤를 국내종목형(9.1%), 국내지수형(7.2%), 국내혼합병(0.7%), 해외종목형(0.2%)의 순이었다. 이같은 흐름은 이달에도 지속, 지난 9일까지 7거래일 만에 3513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중호 KB증권 리서치센터 델타원파생팀장은 “해외지수형 발행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며 “해외지수형 선호가 증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종목형과 혼합형 발행 증가를 통해 새로운 투자구조와 상품 모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해외종목형의 경우도 국내 투자에 한계를 느낀 투자자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증권사들의 미래 수익원으로서 개발이 계속돼 발행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과열우려가 제기됐던 증시가 한 구간 쉬어가게 되자 지수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오히려 줄어들었다”며 “기존 가입자들은 손실 우려가 있을 수 있겠으나, 신규 투자를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