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평양에서 남북 당국자가 수차례 접촉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및 남북 대화 노선으로의 전환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국 정보소식통을 인용해 남북 당국자가 지난해 가을부터 연말까지 적어도 2회 평양에서 접촉했다고 18일 보도했다. 북한과의 교류를 금지하고 있는 한국의 정부 관계자가 방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남북 당국자 회동은 올림픽을 계기로 관계 개선을 꾀했던 한국 측이 요구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한국 당국자는 중국을 통해 방북, 북한의 올림픽 참여를 타진했으며 북한은 조건으로 한미군사훈련의 중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은 군사훈련 중지에 응하지 않았지만 올림픽 이후 훈련을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북한은 다소 불만이 남았지만 결국 올림픽 참가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에서의 사전 협의는 공식 협상의 속도를 올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1일 신년사에서 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위해 한국과 협의할 의사가 있음을 드러낸 후 한국은 다음날인 2일 남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북한도 3일 판문점 대화채널을 재개한 후 5일 협의 개최를 수락했다. 올림픽 개막식 남북 공동입장 등을 타결한 9일 협의도 하루 만에 끝났다.
다만 미국은 남북 대화 기류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으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과의 북미대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결국 무산된 데도 남북 대화에 대한 워싱턴 정가의 우려가 작용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한국 정부는 북미대화 타진에 힘을 쏟고 있으며 전화를 통한 한미 정상회담·외무장관 회담 등을 타진하고 있지만 예정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한국 내에서 남북정상회담 실시를 위해 한미군사훈련의 규모 축소와 재연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서 한미 동맹의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