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규모가 몇 년 새 크게 증가하면서 운용업계도 관련 상품을 내놓고 관련 팀을 꾸리는 등 빠르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투자 상품은 여전히 기관이나 고액자산가를 위주로 제공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공모부동산펀드와 대체투자펀드, 인프라 펀드 등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이들 상품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말 150조5,733억원이었던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지난해 말 170조8,436억원으로 13.46% 증가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부동산펀드는 16조3,701억원에서 50조4,960억원으로 208.46%, 특별자산펀드는 19조2,879억원에서 58조6,485억원으로 204.07% 증가했다. 이 같은 대체투자 펀드의 성장은 기관과 고액자산가의 관심을 보여준다. 주로 사모펀드로 설정되는 탓에 일반 투자자들이 가입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체투자 상품이 공모형태로 출시되면서 일반 투자자들을 향한 문호도 열리는 모양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말 기준 공모형 부동산펀드는 14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28개로 2배로 늘었으며, 설정액은 6,092억원에서 1조5,225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사모형 부동산펀드의 설정액이 22조6,227억원에서 54조7,184억원으로 증가한 것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공모형 상품도 꾸준히 입지를 넓히는 것이다.
단순히 부동산을 넘어 더욱 본격적인 대체투자 관련 상품도 출시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6일부터 가입자를 모집한 ‘한화글로벌리얼에셋펀드’의 설정액은 벌써 291억원(13일 기준)에 달한다. 이 펀드는 글로벌 대체자산운용사인 누빈자산운용의 자문을 받는 상품으로 전 세계에 상장된 모든 대체자산군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부동산 임대료나 고속도로 통행료 등으로 수익을 내는 부동산 기업이나 인프라 기업 등 대체투자 자산을 기본으로 수익을 내는 주식과 채권을 담는 방식이다. 박찬욱 한화자산운용 솔루션사업본부 멀티에셋팀 차장은 “대체투자에 대한 기관들의 수요는 연간 20~30%씩 늘고 있지만 개인들은 직접 대체투자를 하는 데 제한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의 대체투자 수요를 반영해 이번에 상품을 출시했다”고 전했다. 과거 출시된 상품도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해 출시한 ‘한국투자도쿄오피스부동산1’과 ‘한국투자도쿄중소형오피스부동산1’ 등은 총 930억원 모집에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한국운용은 아시아 지역의 대체투자상품을 발굴하는 ‘아시아비즈니스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아시아 지역 복합시설과 골프장·비즈니스호텔 등 다양한 유형의 대체투자상품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과 미국의 임금 인상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미국과 유럽의 긴축 행보로 금리 인상 횟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커지면서 전통자산 대체자산이 보다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