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와 연세대 보건정책·관리연구소가 지난해 전국 82개 대학 5,024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 번에 10잔 이상 술(맥주·소주 등 평균)을 마신다고 응답한 비율은 38.4%로 나타났다. 지난 2009년(26.0%)보다 12.4%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다.
성별로는 남학생이 44.1%를 기록해 전체 성인 남성(21.9%)보다 높았다. 여학생도 32.8%로 나타나 전체 성인 여성 음주율(6.2%)보다 크게 높았다. 2009년 조사에서는 한 번의 술자리에서 10잔 이상 마신다는 응답이 남학생은 35.4%, 여학생은 15.5%였다. 폭음한다는 응답이 9년 만에 남자 대학생은 1.25배로, 여자 대학생은 2.1배로 늘어난 셈이다.
또 한 번에 7잔 이상을 주 2회 이상 마신다는 고위험 음주율에서도 남학생은 23.3%로 전체 성인 남성(21.2%)보다 높았다. 여학생은 17.2%를 기록해 전체 성인 여성(5.4%)보다 월등히 높았다. 취업난과 스트레스 등으로 술을 가까이하는 여자 대학생의 비율이 남자 대학생보다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미다.
다만 최근 12개월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한 비율을 뜻하는 ‘월간음주율’은 소폭 줄었다. 남자 대학생의 월간음주율은 2009년 87.9%에서 2017년 78.0%로, 여자 대학생의 경우 82.6%에서 72.9%로 감소했다. 이는 음주 문제가 빈도보다는 ‘음주량’에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박은철 연세대 보건정책및관리연구소장은 “대학생은 건전한 음주문화 정착을 위한 출발점이므로 올바른 음주행태를 익힐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특히 좋지 않은 음주습관에 노출되기 쉬운 여대생 집단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