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 도시 중 비교적 대기 청정도가 높았던 방콕에서 올 겨울 심각한 미세먼지 오염이 이어지자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태국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2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린피스는 전날 방콕 시내에서 행사를 열고 태국 정부에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방콕을 비롯해 대기 오염이 심했던 태국 전역에서 채집한 미세먼지를 담은 대형 모래시계를 쁘라윳 짠-오차 총리 측에 전달했다. 그린피스는 시민에게 맑은 공기를 마실 권리를 돌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린피스는 “방콕은 올해 역사상 최악의 대기 오염을 경험했다”며 “총리실에 전달한 모래시계는 대기 오염 위기가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 만((灣)의 가장 깊숙한 지점에 있는 방콕은 해풍 등의 영향으로 겨울에도 비교적 공기의 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만성적인 대기 오염 상황이 이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초미세 먼지(PM 2.5) 수치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안전 선을 넘는 날이 40일 이상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지난 14일의 경우 방콕 시내 다수의 지역에서 초미세 먼지 수치가 ‘위험’ 수준에 도달하기도 했다.
타라 부캄스리 그린피스 태국 책임자는 “쁘라윳 총리는 당장 공기 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노후 자동차와 실외 소각을 통제하고 화력 발전소도 관리해야 한다. 지금 실행하지 않으면 때는 늦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