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선우석호(67) 서울대 객원교수, 최명희(66)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 정구환(65) 변호사 등 3명을 새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신임 사외이사의 임기는 2년이며 1년 단위로 중임할 수 있다. 기존 최영휘 의장과 이병남·김유니스경희 이사는 연임하지 않고 다음 달 물러나기로 했다.
선우 교수는 경기고, 서울대 응용수학과를 졸업했고 한국금융학회와 한국재무학회 회장, 홍익대 경영대학원장을 지낸 재무·지배구조 분야 전문가다. 정 변호사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 등을 맡은 소비자보호 분야 전문가다. 공교롭게도 외부 자문사 추천을 받아 최종 명단에 오른 두 후보가 경기고 동문이다.
최 부원장은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를 거쳐 최종 후보로 올랐다. 경기여고,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씨티은행을 거쳐 외환은행 감사와 금융감독원 국제협력실장을 지냈다. KB금융 주주인 APG에셋매니지먼트 아시아가 최 부원장을 추천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경기고 출신 2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것에 대해 최근 지배구조 이슈를 놓고 갈등을 보이던 금융당국과 원활한 관계를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금감원은 이사회 구성과 운영, 최고경영자(CEO) 승계 과정, 내부 통제 체제, 임직원 보상 체계 등 금융사 지배구조 점검에 올해 검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여기에 다음 달 임기가 만료되는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후임에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금융행정혁신위원회 민간위원장인 윤석헌 서울대 교수가 거론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정부에서는 부산 출신이거나 경기고 출신이 금융권 주요 자리를 차지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금융권에서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필두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이 대표적인 경기고 인맥으로 부각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이헌재 사단의 경기고 인맥에 빗대어 ‘장하성 사단’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