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현 감독에 이어 배우 조재현이 자신을 둘러싼 성추문을 인정한 가운데 ‘미투(metoo·나도 당했다)’의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 음악감독 등의 입장 표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조재현은 입장문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조 씨의 성추행은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조근현 감독 역시 SNS를 통해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의혹을 인정한 이후 미국으로 떠났다.
조재현·조근현 씨 외에도 유명 배우 오 모씨, 중견 음악감독 이 모씨 등이 성추행의 가해자로 지목된 상황이다. 오 모 씨는 1990년대 부산 가마골 소극장에서 공연을 하던 배우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의 댓글을 통해 성추문이 불거졌다. 이 네티즌은 “1990년대 부산 ㄱ소극장에서 이(윤택) 연출가가 데리고 있던 배우 중 한 명이 여자 후배들을 은밀히,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했다”며 “지금은 코믹 연기를 하는 유명한 조연 배우”라고 폭로했다. 배우의 이름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1990년대 부산 가마골 소극장, 연희단거리패 출신의 유명 조연 배우는 오 모 씨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소속사는 성추행 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음악 감독 이 모씨 역시 최근 SNS를 통해 성추행이 폭로됐다. 지난 2014년 한 영화에서 음악감독 A 씨의 조감독으로 일했다고 밝힌 피해자는 지난 23일 트위터에 지방 촬영 중 A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촬영이 너무 늦게 끝나 차편이 끊긴 상태였기에 제작팀에서 A씨와 조감독인 저에게 2층짜리 펜션을 하나 잡아주셨다”며 “그곳에서 A씨는 저에게 키스를 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상황 그리고 감독과 조감독이라는 직속 상하관계가 무섭고 두려웠기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며 “수치심, 자괴감, 그리고 이어지는 지방촬영 중 언제든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은 두려움에 결국 친언니에게 울며 말했다”고 전했다. 이 모씨는 2000년대 이후 40여 편의 영화에서 음악작업을 맡았다.
그러나 무작정 침묵한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대중의 의혹과 불신은 더욱 커져가는 데다 차기작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한편 가장 먼저 성추문이 불거진 배우 조민기는 초반 “억울하며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신을 둘러싼 혐의에 대해 강력 반발했으나, 현재는 어떤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