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순화동에 위치한 ‘에이스타워’ 매각을 두고 삼성생명(032830)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빠르고 확실한 매각을 위해 투자자를 확보한 곳에 에이스타워를 매각할지 보다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다른 매수자와 재협상을 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26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에이스타워의 우선협상대상자를 기존 페블스톤자산운용에서 LB자산운용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우협 변경을 검토하는 것은 현재 거론되는 매각가가 다소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앞서 작년 11월 말에 실시된 입찰에서는 페블스톤운용이 총 2,000억원 수준의 가격을 제시해 우협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후 페블스톤은 지난 22일 삼성생명 측에 싱가포르계투자자의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애초 제안가인 2,000억원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이런 가운데 LB운용이 다시 한 번 에이스타워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LB운용은 향후 에이스타워를 실제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KG그룹으로부터 투자의향서(LOI)를 받았으며, 작년 말 입찰 당시 2,0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의 가격을 제시했다. 삼성생명은 LB운용이 2,000억원 이상으로 가격을 올릴 수 있다면 우협을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동산금융 업계 한 관계자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LOC를 제출한 곳에 에이스타워를 매각할지 새로운 매수자와 가격 재협상을 할지 삼성생명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삼성생명이 기대하는 가격에 못 미칠 경우 아예 매각을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몇 년간 종로타워, 태평로 삼성생명 본사 사옥, 을지로 삼성화재(000810) 본사 사옥 등 도심에 위치한 대형 부동산을 잇따라 매각했던 삼성그룹은 최근 들어 다시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번 달에 테헤란로에 위치한 대치빌딩을 매각하기 위해 매각자문사를 선정했으며, 현재 인터파크가 입주해 있는 삼성동빌딩도 상반기 중 매각할 예정이다. 또 삼성물산(028260) 서초사옥도 매각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이스타워 매각은 향후 삼성의 자산 매각이 얼마나 속도감 있게 진행될지 예상해 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