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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향기] 경주 열암곡 석불좌상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13호로 지정된 경주 열암곡 석불좌상의 발견 당시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13호로 지정된 경주 열암곡 석불좌상의 발견 당시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


지난 1979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13호로 지정된 열암곡 석불좌상은 발견 당시 앞으로 넘어진 채 머리는 없었고 광배(신성함을 표현하는 불상 뒤쪽 장식)는 떨어져 나뒹굴고 있었다. 불두(불상 머리)는 2005년 지역의 문화유산해설사에 의해 극적으로 발견됐다. 이후 복원작업이 진행돼 지금은 흩어졌던 불상과 불두·광배가 연꽃잎이 아래위로 장식된 화려한 대좌 위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각각 흩어진 채 풍파를 겪어 불상의 코는 마모되는 등 각각의 요소들이 조금은 부조화를 이룬다. 불상의 신체가 굴곡 없이 늘씬하고 양어깨에 걸친 얇은 옷 주름이 세련된 점 등으로 미뤄 통일신라 시대인 8세기 말에서 9세기 초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름 모를 절터는 조선 초기까지는 사찰이 있었으나 이후 훼손된 것으로 짐작된다. 이 석불좌상을 계기로 더 놀라운 발견이 이어진다. 불상 머리를 발견한 후 복원작업을 위해 2007년 이 주변을 조사하던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전체 높이가 560㎝에 달하는 초대형 마애불(암벽에 새긴 불상)을 발견한다. 석불좌상과 비슷한 8~9세기 것인데 불상이 엎어진 채 1,300년가량 방치돼 있던 것이다. 경주 남산에 분포하는 상당수의 마애불이 풍화작용으로 닳은 것과 달리 넘어지면서 코와 땅이 5㎝의 극적인 간격을 이뤘고 그 덕에 비바람을 피해 불상의 오뚝하고 날렵한 콧날이 갓 조각한 듯 생생하다. 문화재청은 최근 전체 무게가 70~80톤에 달하는 이 마애불을 일으켜 제자리를 찾게 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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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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