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8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드머니는 전적으로 GM 본사의 책임이고, 부채는 대주주의 책임이라는 원칙 하에 (협상에) 들어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GM 측은 한국GM에 대출해준 27억달러 상당의 올드머니를 출자전환 할 테니 한국GM의 2대 주주(보유지분 17%)인 산은이 유상증자·여신제공 등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28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에도 산은이 보유 지분만큼 참여해 신규 자금(뉴머니)을 지원해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올드머니와 뉴머니를 구분해 신규 투자의 경우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세 차례 면담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한국GM의 원가구조를 확인하고 자구계획으로 회생 가능하면 뉴머니를 검토하겠다고 조건부 구두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실사 개시가 미뤄지는 것과 관련해 이 회장은 “실사를 위한 실무 협의 과정에서 (한국GM 측이) 굉장히 민감한 자료를 아직 제출하지 않고 있어 실무진 간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의 잘잘못을 파헤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GM의 자구계획을 수행하면 한국GM이 생존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한국GM의 원가구조·비용구조를 알아보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계획(자구안)에 반대하는 노조를 압박했다. 그는 “금호타이어 노조가 동의하지 않으면 외국에서 인수할 기업은 없다고 본다”며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자구계획이 안 되면 누구도 (금호타이어를) 회생시키기 어려울 것”이라 말했다. 앞서 산은 등 채권단은 중국의 타이어 업체인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6,463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무산에 따른 법정관리 가능성도 재차 밝혔다. 이 회장은 “채권단의 상환 유예가 끝나면 금호타이어의 유동성이 끝난다고 보면 된다”며 “법원 절차에 의존하는 것은 제 의지의 차원을 넘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는 이달 말까지 노사가 합의한 자구안 이행 합의서를 산은에 제출해야 한다. 합의서가 제출되지 않을 경우 금호타이어의 채권을 올해 말까지로 상환 유예하기로 한 채권단의 결정이 무효가 돼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는 게 채권단의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