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범죄특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김 감독에 대한 미투(#MeToo) 폭로로 불거진 의혹에 대해 피해자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영화배우 조재현씨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했다.
앞서 김 감독의 영화에 출연했던 여배우들은 김 감독이 촬영현장에서 성관계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면 폭행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라는 제목으로 김기덕과 조재현의 성폭력에 대한 제보와 증언을 다뤘다. 피해자들은 두 사람이 상습적인 성희롱은 물론 성폭행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해 충격을 안겼다.
지난 2013년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 예정이었던 여배우 A씨는 김기덕 감독의 성관계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 폭행당했으며 그 일로 작품에서도 하차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사람들 앞에서 음담패설을 하거나 여배우의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상습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했다.
또 여배우들은 김 감독이 배우 캐스팅 과정에서 성에 관련한 노골적인 언급을 일삼으며 성적 수치심을 불러 일으켰다고 말했다. 여배우 C씨는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자가 많은데 드러나지 않는다. 이 사람들이 갖고 있는 힘을 두려워한다”고 그동안 폭로가 이뤄지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말했다.
최근에는 김 감독과 다수의 영화 작업을 함께한 전(前) 조감독은 여배우들 뿐만 아니라 여성 제작스태프들을 포함해 일반 여성들까지 피해를 입었으며 모 여성 스태프는 임신과 낙태를 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기덕 감독은 ‘PD수첩’ 제작진의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제 내용에 대해 세 가지 기준으로 해석해 달라”며 문자 한 통만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덕 감독은 “첫 번째, 영화감독이란 지위로 개인적 욕구를 채운 적이 없다. 두 번째, 여자에 대한 관심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관심으로 키스를 한 적은 있다. 동의 없이 그 이상 행위를 한 적은 없다. 세 번째, 서로에 대한 호감으로 만나고 동의하에 육체적 관계를 가진 적은 있다”며 성폭행을 인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