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선비 노닐던 그 길에 '오늘의 서울' 포개다

市, 조선후기 도성대지도 비교

한양도성 옛길 620개 찾아

정동길 등 서울옛길 12경 선정

단순 복원 넘어 현재와 융합

선 단위로 골목길 재생 추진

진고개길. 남산에서 흘러내린 빗물이 고이던 길로 대표적인 상업 거리다.진고개길. 남산에서 흘러내린 빗물이 고이던 길로 대표적인 상업 거리다.




북영천길. 창덕궁의 담장을 따라 이어진다.북영천길. 창덕궁의 담장을 따라 이어진다.


삼청동천길. 옛길의 아름다움과 예술이 공존하는 길이다.삼청동천길. 옛길의 아름다움과 예술이 공존하는 길이다.


안국동천길. /사진제공=서울시안국동천길. /사진제공=서울시


옥류동천길. /사진제공=서울시옥류동천길.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최근 발굴한 서울옛길을 따라 ‘골목길 재생사업’을 벌인다. 골목길 재생사업은 일정 구역을 정해서 ‘면’ 단위로 하는 기존 사업과는 달리 골목길을 따라 현장에 밀착하는 ‘선’ 단위의 재생사업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18세기 조선 후기 ‘도성대지도’와 현재의 지적도를 대조해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 한양도성(사대문 안) 내 옛길 620개를 찾았다. 옛길을 단순히 복원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을 중심으로 일터·삶터·놀터가 어울어진 소규모 방식으로 ‘골목길 재생사업’을 추진한다.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12곳 ‘서울옛길 12경’이 주요 재생사업의 대상이다.


기존의 도시재생 사업은 도시재생활성화지역 등 일정 구역을 정해서 ‘면’ 단위로 재생하는 방식을 취했다. 생활공간으로서 서울의 전통골목이 근대화 도시개발 과정에서 사라진 과정에서 구역 재생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골목길이 부각되고 있고 다방면의 연구를 통해 조선시대 옛길이 복원되면서 전통과 현대가 결합된 ‘골목길 재생사업’이 가능하게 됐다. 이는 골목길을 따라 1km 이내의 현장 밀착형 소규모 방식의 ‘선’ 단위로 꾸려진다.

서울시는 최근 확인한 한양도성 옛길 620곳 가운데 조선 후기까지 주요하게 사용되던 대로와 중로로서 현재까지 조선시대 길의 형태가 남겨진 길을 ‘서울옛길 12경’으로 선정했다. 서울옛길 12경은 △옥류동천길 △삼청동천길 △안국동천길 △제생동천길 △북영천길 △흥덕동천길 △정동길 △남산동천길 △필동천길 △묵사동천길 △진고개길 △구리개길 등이다.


이들 12개의 옛길은 지형에 따라 형성된 남북방향의 물길 중심의 옛길과 동서방향의 고개길이 대부분이다. 청계천을 중심으로 청계천 이북의 인왕산·북악산에서 시작된 물길 중심의 옛길과 청계천 이남의 남산에서 시작된 물길 중심의 옛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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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옛길을 따라 골목길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낙후된 길은 바닥을 보완하고 주변 환경은 개선한다. 어두운 골목길엔 조명이 설치될 예정이다. 골목길 인근 일부 폐가는 카페·식당·지역 마당 등으로 조성해 골목 활성화를 이끌 계획이다. 또 일부는 일자리 공간으로 쓰인다

서울형 골목길 재생산업은 이미 성북구(성북동 선잠로2길)와 용산구(후암동 두텁바위로40길) 등 2곳에서 시범사업이 진행중이다. 이들은 역사성과 자연스럽게 형성된 골목의 희소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에 발굴된 옛길들과 현재 추진 중인 골목길 재생사업이 연계되면 골목길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골목길은 단순한 길이 아닌 자연지형과 역사, 문화를 담은 생활공간의 일부”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옛길 발굴에 쓰인 ‘도성대지도’의 기록시기는 1753~1764년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존하는 도성도 중 가장 커 자세하고 정확하게 표기돼 있다. 서울시는 옛길 12경 관련 사진과 영상을 27일까지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전시한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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