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체 머리 들린채 질주 피해 키워…꼬리 부분은 잘리면서 충격 약화

[사망자 왜 많았나]

동체 착륙은 머리부터 내려오는데

꼬리가 먼저 지면닿아 충격 컸을듯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도중 충돌 후 폭발한 항공기의 잔해. 연합뉴스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도중 충돌 후 폭발한 항공기의 잔해. 연합뉴스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 착륙을 시도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했다. 항공기의 앞머리가 들린 채로 활주로를 질주하면서 벽에 부딪혀 폭발이 일어나 피해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충돌의 영향으로 여객기 동체 가운데 꼬리 칸을 제외한 대부분이 불에 타 형체를 잃었고 앞쪽에 탑승한 승객들은 기체 밖으로 튕겨나가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29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에서 사고가 발생한 여객기는 1차 착륙을 시도했으나 정상 착륙이 불가능해 다시 복행(Go Around)한 후 착륙을 재시도하다 사고가 발생했다. 통상 동체 착륙을 할 경우 항공기 머리가 활주로 바닥으로 내려오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항공기가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머리가 들린 상태로 활주로를 질주했다. 머리가 들린 상태에서 꼬리 부분이 지면에 먼저 충돌하며 객실 내부 승객들에게 심한 충격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이어 외벽 충돌로 인해 항공기 앞면부터 충격이 가해지면서 앞쪽 탑승객 위주로 피해가 커졌다. 전남소방본부는 브리핑을 통해 “충돌 이후 탑승객들이 기체 밖으로 쏟아져나왔다”며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생존자인 승무원 2명의 경우 항공기 후미 비상구 부분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충돌 과정에서 후미 부분이 떨어져나가 충격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는 전소했고 떨어져나간 후미 15m의 잔해만 남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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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무안공항의 활주로가 상대적으로 짧아 충돌 사고가 발생하면서 피해 규모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안공항 활주로는 2800m로 인천국제공항(3700m), 김포국제공항(3600m)보다 짧다. 인근의 광주공항(3000m)과 비교해도 짧은 편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활주로 길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전에도 유사한 크기의 항공기가 계속 운행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짧은 활주로가 피해 규모를 키웠다고 보고 있다. 활주로가 길수록 외벽에 충돌하지 않고 비상 탈출할 가능성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동체 착륙 시 바닥 사이와의 마찰량 때문에 속도가 줄어든다”며 “활주로가 인천공항 수준이었다면 끝단에 부딪혔다 하더라도 이번처럼 충격이 크지 않았을 듯싶다”고 설명했다.

무안공항 활주로 연장 사업은 개항 때부터 줄곧 추진돼왔지만 사업비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현재 활주로를 300m 늘리는 사업을 추진 중이며 내년 말 완공 예정이었다.


임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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