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괴물’ 오타니 쇼헤이(24·로스엔젤레스 에인절스)가 전설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1895~1948년)를 역사 속에서 소환했다.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발 마운드 데뷔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던 오타니는 4일 클리블랜드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쏴 올렸다. 외신에 따르면 투수로 선발승을 올린 뒤 이틀 안에 타자로서 1회에 홈런을 친 것은 지난 1921년 루스 이후 97년 만에 처음이다. 루스는 1921년 6월14~15일에 선발승, 1회 홈런 기록을 세웠다.
오타니는 이날 에인절스타디움 홈경기에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대2로 앞선 1회 2사 2·3루 첫 타석에서 우완 선발 조시 톰린의 6구째(볼카운트 2-2) 커브를 걷어 올려 우중월 3점포를 터뜨렸다.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을 폭발한 오타니는 타율을 0.200에서 0.444(9타수 4안타)로 크게 끌어올렸다. 13대2 에인절스의 승리.
일본프로야구에서 5년간 투수로 42승 평균자책점 2.52, 타자로 타율 0.286 48홈런 166타점을 수확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투타를 겸업하는 ‘이도류(二刀流)’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범경기 부진에 특히 타격에 대해 “고교생 수준”이라는 혹평도 나왔지만 막상 정규시즌에 돌입하자 확 달라진 모습으로 인기몰이하고 있다. 경기 후 인터뷰 중 팀 동료의 얼음물 세례를 받기도 한 오타니는 “TV로만 봤던 얼음물 세례를 직접 받으니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LA 타임스는 13세에 덩크슛을 하는 등 탁월한 운동능력을 뽐냈던 오타니의 어린 시절까지 조명했다.
USA투데이는 스리런 홈런 뒤 홈팬들의 기립박수 속에 헬멧을 벗어 인사한 장면을 소개하며 “비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의 많은 구단들이 왜 그렇게 오타니를 데려오고 싶어 했는지에 대한 증명은 전혀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