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진실과 거짓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진실이 신발을 신고 있는 동안 거짓은 세상을 반 바퀴 돌 수 있다.” 진실보다 거짓이 빠르게 널리 퍼져 나간다는 의미다.
국민 대다수는 민자사업이라고 하면 비싼 도로, 외국자본의 배만 불리고 국민 혈세만 낭비하는 사업으로 보고 있다. 과연 이런 인식이 진실일까.
지난 2009년 7월 기획재정부가 배포한 ‘민자사업의 오해와 진실’이라는 보도자료를 볼 필요가 있다. 기재부는 이 자료에서 ‘민자사업은 최소운영수입보장(MRG)제도를 도입하는 등 다소 부작용은 있었지만 투자처를 찾지 못한 수백조원대의 건전한 유동자금을 건설적인 투자로 이끌어냈다’고 평가하면서 민자사업의 ‘진실’을 밝히고 있다.
어느 국민이 오늘 출장을 가면서 민자도로인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이용한다면 톨케이트를 지나면서 “민자도로는 한국도로공사에서 운영하는 도로보다 왜 이렇게 통행료가 비싼 거야”라고 불평할 수 있다. 왜 민자도로가 도공보다 통행료가 비싼 것일까. 여기에 두 가지의 숨겨진 진실이 있다. 하나는 민자도로에는 부가세 10%가 부가된다는 점이다. 만약 도로공사의 통행료가 1,000원이라면 민자도로는 1,100원인 셈이다. 두 번째 진실은 도공은 고속도로 전체를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데 반해 민자도로는 한 민자사업자가 한 곳의 도로를 운영한다.
다시 말해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도로는 경부고속도로와 같이 많은 수익을 내는 구간도 있고 오히려 운영하면 할수록 손해만 쌓여가는 구간을 함께 운영한다. 이로 인해 도공은 2016년 기준 28조4,000억원의 부채를 갖고 있고 이 부채는 전 국민의 세금인 셈이다. 반면 민자도로는 해당 도로에 통행하는 차량에서만 통행료를 받고 운영한다.
민자사업은 정부에서 도입했고 하나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주무관청·정부·국회·전문기관(PIMAC)의 예비타당성 조사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만 사업이 추진된다. 그럼에도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한 정부 등은 뒤로 빠지고 민자사업자에게만 책임을 돌리고 있어 민자사업에 대한 진실이 무엇인지 국민들은 더욱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물론 애초에 민자제도가 잘못 설계돼 민자업자가 다소 이익을 본 측면도 있지만 이것만이 진실은 아니다. 자신의 집 앞 민자도로가 신속히 지어짐에 따라 편의성이 높아졌고, 길을 돌아가지 않게 됨에 따라 천문학적인 물류비도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다.
1.10배, 1.13배, 1.0배. 이 숫자들은 최근 추진 중인 민자도로의 도공 대비 통행료이다. 여기에는 부가세가 포함돼 있다. 이제 신발을 신은 민자사업에 대한 진실이 세상을 반 바퀴 돌 무렵이면 민자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오해가 조금은 풀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