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H지수 ELS' 3년간 기다렸는데... G2갈등에 투자자 끝까지 '애간장'

2015년 H지수 고점 터치후 급락

조기상환 기회 놓치고 3년 묵혀

올 지수 상승에 수익 기대 컸지만

무역전쟁으로 변동성 다시 커져

"만기일까지 지켜봐야" 조마조마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가 1만포인트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3년을 기다려온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최근 지수 상승으로 간신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세계 증시가 출렁이면서 만기일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중 이달 만기가 예정된 종목은 365개다. 3년 전인 지난 2015년 4월 발행된 상품이다. 이 중 9일 만기를 맞은 미래에셋대우의 7485회차(유로스톡스50·S&P500·홍콩H주 추종)는 만기 상환됐다.

2015년 ELS 총 발행액은 48조1,328억원이다. 이 중 대다수는 지난해 증시가 상승하면서 상환 및 중간 환매 됐지만 현재까지 상환되지 않은 금액도 1조6,681억원에 이른다. 이 중 98%인 1조6,648억원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2015년 4월 홍콩H지수가 1만4,000선을 돌파할 때 투자에 뛰어들었다 이후 지수가 급락하면서 조기상환의 기회를 놓친 물량이다.


ELS는 주가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대개 3년을 만기로 하며 6개월 단위로 조기 상환 기회가 발생한다. 증권사에 따라 다르지만 기초자산의 가격이 발행 당시 정한 하락폭보다 떨어지지 않을 경우 상환 시점에 원금과 함께 수익을 낼 수 있다. 홍콩H지수는 2015년 5월 1만4,801.94포인트까지 오르며 10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수가 상승세를 타면서 증권사들은 앞다퉈 해당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내놓았다. 실제로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4년여간 발행된 2,800여개 H지수 기초 ELS 중 630개는 2015년 4월 한 달간 발행된 물량이다. 하지만 홍콩H지수는 5월 고점을 터치한 후 하락하기 시작해 2016년 2월에는 반 토막 수준인 7,505.37까지 내려앉았다. 이후 당시 발행된 ELS 중 90% 이상이 홍콩H지수와 연동된 상품인 만큼 상당수 종목은 녹인배리어(발행 당시 지수의 50~60%)까지 도달했고 금융 당국이 홍콩H지수를 추종하는 ELS 발행을 제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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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만기까지 홍콩H지수가 발행 당시의 80~90% 이상으로 회복될 경우 4~5%의 만기 상환 수익을 낼 수 있다. 고점 기준으로 1만1,900~1만2,500포인트 정도를 유지해야 하는 것. 3년여를 버틴 투자자들은 1월 글로벌 증시가 급등하면서 홍콩H지수가 1만3,000포인트 후반까지 오르자 반색했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다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만기를 코앞에 두고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실제로 현재 홍콩H지수는 1만2,000포인트를 넘어섰지만 불과 2주 전인 3월29일에는 1만1,900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다시 미중 간 갈등이 해소 국면에 들어섰지만 시장에서는 안심하기 이르다는 반응이다. 협상 방향이 불투명한데다 5·6월 만기를 맞는 투자자들의 경우 두어 달 사이에 지수가 유지된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가장 많은 규모의 ELS가 포진된 지수대는 1만1,500포인트로 기준가를 하회한 물량은 대략 2조7,000억원 규모”라며 “최근 H지수 변동성이 확대돼 해당 수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근 증권사들은 H지수 상승에 힘입어 또다시 ELS를 대거 발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증시 상승 시점에 ELS에 투자하기보다는 시장을 좀 더 지켜보길 조언했다. 국내 증권사 한 프라이빗뱅커(PB)는 “해외 지수는 변동성이 커 수익은 높지 않은데 위험 가능성은 높다”며 “현재 H지수는 과거 고점 수준까지 올라간 만큼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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