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코스닥벤처펀드 초반 돌풍 세다

공모주 투자 갈증 큰 개인 몰려

KTB운용 판매 '공모형펀드'

사흘만에 설정액 1,000억 돌파

타 운용사 상품도 100억 넘어

"변동성 커 신중 접근을" 지적도







공모주 투자에 갈증을 느끼던 개미들이 코스닥벤처펀드로 몰려들고 있다.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코스닥벤처펀드가 공모펀드로까지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펀드는 출시 사흘 만에 1,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은데다 대형 운용사도 앞다퉈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 한동안 시장 규모가 대폭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KTB 자산운용은 자사 ‘KTB코스닥벤처펀증권투자신탁’ 공모형 펀드가 판매 사흘 만에 설정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전체 코스닥벤처공모펀드 설정액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해당 펀드는 지난 9일 처음 출시돼 첫날 378억원, 사흘째인 11일에는 332억원으로 매일 300억원대 판매액을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이 KTB자산운용이 2005년 처음 채권과 주식의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메자닌펀드를 출시해 좋은 성과를 올렸던 운용사의 경험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KTB자산운용은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 및 주요 은행을 초기 판매사로 확보하고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며 “각 판매사들이 펀드의 소프트클로징(일시판매중단)을 대비해 초반에 판매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공모펀드도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속도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코스닥벤처플러스펀드’는 설정액 223억원으로 펀드를 소프트클로징했고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 펀드 역시 이날 기준으로 100억원을 넘어섰으며 다른 공모펀드도 설정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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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시장에서는 코스닥벤처펀드가 사모 시장을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첫날 출시된 공모펀드가 10여 개 미만에 불과한데다 벤처기업의 높은 변동성을 개인 투자자들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공모펀드 역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국내 한 대형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그간 자금력이 약해 공모주에 투자하기 어려웠던 투자자들이 코스닥 벤처 펀드를 통해 상장이 예상되는 벤처기업에 베팅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 등 대형 운용사가 아직 상품을 출시하지 않은데다 은행권의 판매망이 넓어지면 한동안 공모형 시장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출시를 앞두고 사전모집을 시작한 11일 첫날 12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아 열기를 실감하게 했다. KB자산운용은 이달 중순부터 투자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기 확장 구간에서 중소형주 성과가 대형주 성과를 상회한 만큼 펀드 재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코스닥 상장기업이 발행한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대한 가입 대상이 확대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개인투자자들의 중소형주 투자를 자극하면서 상품 가입을 부추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초기부터 서둘러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조언도 나온다. 자금이 몰리면서 소프트클로징 되는 상품도 있지만 상당수 운용사가 시장 추이를 지켜본 후 출시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일부 운용역들은 벤처투자에 개인들이 뛰어드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대형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3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 사이 벤처기업의 리스크와 변동성을 개인 투자자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부의 코스닥 육성정책 영향으로 초반에 개인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몰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PB는 “좀 더 추이를 지켜본 후 운용력이 안정적인 운용사의 상품을 중심으로 접근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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