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인생은 짧다 카르페 디엠] 진정한 '오늘'을 살기 위한 5가지 방법

■로먼 크르즈나릭 지음, 더퀘스트 펴냄




2014년 어느 날 89세의 전직 해군 장교 저나드 조던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전우들과 함께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노르망디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그는 호브라는 영국의 해변 소도시에 있는 요양원에 감금된 상태라 여행을 떠날 수 없었다. 그는 정교한 계획을 세웠다. 새벽같이 일어나 제일 좋은 양복을 입고 군인 시절에 받은 훈장을 착용한 후 몰래 요양원을 빠져나왔다. 그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요양원 직원들이 눈치챘을 때 그는 이미 영국해협을 건너간 상태였다.


버나드의 탈출기는 영국 전역에 알려졌다. 여객선 업체는 버나드에게 평생 노르망디 여행권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여행권을 써보지 못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칙을 어긴 건 맞아요. 하지만 나에게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고 꼭 가야만 했습니다”라는 그의 소감은 세상 사람들에게 많은 울림을 남겼다. 그가 사망한 직후 한 누리꾼은 ‘명복을 빕니다. 카르페디엠’이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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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서정시인 호라티우스가 남긴 ‘송가 4번’에서 나온 ‘카르페디엠’은 서구 철학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명제 중 하나다. ‘오늘을 붙잡아라’라고 옮기기도 하는 이 말은 오늘날까지도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네 인생은 한번 뿐’이라는 의미)로 계승되고 있다. 이 책은 영국의 문화사상가인 저자가 고문헌연구팀과 협업하고 옥스퍼드대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미술·과학·문학·대중문화에서 ‘카르페디엠’의 문구가 어떻게 사용됐는지 연구했다.

카르페디엠은 크게 다섯 가지 의미로 해석됐다. 기회 포착하기, 쾌락주의의 숨은 미덕 발견하기, 마음 챙김을 넘어서기, 즉흥적 본성을 되찾기, 함께 행동하기가 그것이다. 이 방법들은 인류가 ‘오늘에 충실’하기 위해 개발한 방법의 총체였다. 1만6,000원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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