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경기지사·광주시장 경선에 결선투표는 없었다. 대세론은 굳건했고 이변은 없었다. 서울시장 후보 박원순, 경기도지사 후보 이재명, 광주시장 후보 이용섭. 여론조사 1위를 유지했던 세 후보는 경선에서도 가볍게 과반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본선에 나서게 됐다.
◇외나무다리서 만난 박원순vs안철수=20일 민주당의 후보 확정으로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시장과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된다. 무엇보다 7년 전 박 시장에게 시장 후보를 양보했던 안철수 후보와 박 시장 간 경쟁은 이미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공교롭게 이날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도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안 후보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드루킹을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드루킹과 만난 사실이 없느냐”고 직접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이에 맞서 서울시장 후보에 확정된 직후 박 시장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야당의 정치공세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게 많다는 것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지지자의 결집을 호소한 것이다. 안 후보는 문 대통령을 겨냥한 포문을 연일 열고 있고 이를 반격해야 할 박 시장은 ‘문심’의 지지에 호소해야 하는 형국이다. 7년 전 양보에 대해 “(안 후보와는) 당적도, 가는 길도 달라져 있다”고 선을 그었던 박 시장과 안 후보의 빅매치가 시작됐다. 이후 김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도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변방장수 이재명, 중앙무대로=경선 과정에서 도덕성 공격에 시달렸던 이재명 전 성남시장도 무난하게 과반의 득표율을 기록해 후보로 확정됐다. 이 후보는 경선 기간 내내 문재인 정부의 개국공신으로 일컬어졌던 ‘삼철(전해철·이호철·양정철)’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의 공세를 받아왔다. 경선 기간 ‘친문’ 지지가 확고한 전 의원의 상승세가 확연해 보였지만 이 후보의 대세론을 꺾지는 못했다. 경선 승리 직후 소감문에서 이 후보는 “우리는 원팀”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민주당의 승리는 우리 모두의 목표이기에, 더 큰 승리를 위해 더욱 굳게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동안 이 후보는 ‘변방장수’라는 별칭을 스스로 부여했다. 변방장수 지방, 그것도 변두리 시장이 ‘전국구’ 대선주자가 됐다던 그는 “이제는 정치인도 실력을 본다. 실력은 실적으로 증명한다”며 성남시장으로서의 성과를 경기도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4년 절치부심 이용섭, 광주시장 숙원 푸나=이용섭 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말 그대로 절치부심의 의지로 후보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다. 2014년 광주시장 후보로 출마했지만 당시 안철수계로 꼽히던 현 윤장현 시장이 전략 공천되면서 후보에서 탈락했다. 당시 전략공천에 탈당한 강운태 후보와 무소속 단일화를 시도했지만 이 역시 패배해 예선 탈락했다. 2016년 총선에서도 민주당 텃밭에 불어닥친 안철수 바람으로 낙선했다. 절치부심 4년 만에 본선보다 뜨거운 민주당 광주 경선을 통과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당원명부 유출과 반이용섭 연대 등 경선 과정에서의 잡음을 치유하고 광주시장의 숙원을 풀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한편 이날 서울·경기·광주 후보를 확정 지은 민주당은 총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후보 중 대구시장을 제외한 16명의 후보를 마무리했다. 대구시장 후보직을 놓고는 현재 경선이 진행되고 있다. 이상식 전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장과 임대윤 전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이 20~21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민주당은 공천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당을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본격적으로 지방선거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송종호·하정연 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