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영어로만 회의 진행’에 불만…EU주재 프랑스대사 회의장 박차고 나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를 방문, 연설하고 있다./스트라스부르=AFP연합뉴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를 방문, 연설하고 있다./스트라스부르=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 주재 프랑스대사가 EU 회의에서 불어 통역 없이 영어로만 회의를 진행하려는 것에 항의,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EU 관계자들에 따르면 필리프 레글리즈-코스타 프랑스대사는 이날 EU의 향후 7년 예산에 관한 회의를 시작하면서 불어 통역 없이 영어로만 회의가 진행된다는 것을 확인하자 이에 항의하는 뜻에서 회의장을 나갔다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한 EU 관계자는 언론인터뷰에서 최근 들어 EU에서 모든 회의를 영어로 진행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비판하면서 “향후 몇 년간의 예산 문제와 같은 심각한 주제에 대해 논의할 때는 EU 내에 다양한 언어가 있다는 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EU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향후 회의에 대한 기술적 문제를 논의하는 ‘느슨한 형식’의 회의였고, 이런 회의의 경우 그동안 영어로 논의가 진행됐다고 지적하며 프랑스대사의 행동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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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는 그동안 EU에서 영어, 독일어와 함께 3대 공식 실무 언어였으나 동유럽 국가들이 EU에 가입하면서 최근 몇 년간에는 EU에서 영어 사용이 늘고 불어 사용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영어의 종주국인 영국이 EU를 탈퇴하기로 하자 프랑스는 EU 무대에서 불어가 다시 중심언어로 부상하는 기회로 삼고자 부심해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 3월에 불어를 널리 사용하도록 하기 위한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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