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을 오는 4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2일 “김 의원에게 4일 오전 10시 서울청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오늘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출석에 응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의원이 출석하면 그가 ‘드루킹’ 김모(49·구속기소)씨의 불법 댓글조작 행위를 사전에 알았거나 지시했는지, 드루킹으로부터 인사청탁을 받아 처리하는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 일당은 지난 1월 4시간여 동안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활용해 문재인 정부 관련 기사에 달린 비판성 댓글에 반복적으로 ‘공감’을 클릭하는 수법으로 여론을 조작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김 의원 보좌관 한모씨가 과거 드루킹 측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일이 드루킹의 인사청탁과 관련이 있는지, 금품수수 사실을 김 의원이 언제 알았는지 등도 당일 조사에서 확인이 필요하다. 드루킹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최근 피의자 조사를 받은 한씨는 경찰에서 “김 의원은 모르는 일”이라며 “빌린 돈은 아니고 ‘편하게 쓰라’고 해 받아 개인적으로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한씨에게 돈을 전달한 드루킹 측근 김모(49, 필명 ‘성원’)씨에 대해서도 전날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PC와 휴대전화 등 증거를 확보했다. 경찰은 전날 ‘성원’ 김씨를 1차 조사한 데 이어 이날 2차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드루킹이 김 의원에게 청와대 행정관과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윤모·도모 변호사도 오는 3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인사청탁과 관련해 구체적 사실관계를 조사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매크로로 댓글 여론을 조작한 1월17∼18일 이틀간 네이버에 올라온 기사 30여만건 분석 결과 아이디 2,200여개가 매크로에 사용된 정황이 발견됐다는 점을 네이버 측으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아이디 2,200여개에는 드루킹 일당이 당시 댓글조작에 사용한 것으로 최종 확인된 614개가 포함됐다.
경찰은 이들 아이디가 드루킹이 운영한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네이버를 상대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 자료를 회신받아 분석한 뒤 아이디 도용 등 불법행위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다만 2,200여개가 모두 경공모 회원 아이디는 아니며,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아이디도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