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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경고' 먹고 배당 늘리나...남양유업·현대그린푸드 동반 상승

外人·기관 '사자'...거래량도 급증




국민연금으로부터 ‘저배당 기업 블랙리스트’로 지목당한 남양유업과 현대그린푸드(005440)가 향후 배당 확대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였다.

2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남양유업은 전 거래일 대비 1만6,000원(2.36%) 오른 6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그린푸드의 주가도 850원(5.52%) 상승해 1만6,250원에 최종 마감했다. 이날 남양유업은 직전 거래일보다 3배 이상, 현대그린푸드는 10배 가까이 거래량이 터지기도 했다.


이날 주가 상승은 국민연금이 두 종목을 ‘저배당 기업 블랙리스트’에 올리며 향후 배당 등 주주친화 정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자문위원회는 지난달 25일 회의를 열어 남양유업과 현대그린푸드를 과소배당 공개 대상 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했다. 기금운용본부는 이를 위해 내부 기준을 마련하고 전담팀까지 꾸렸으며, 구체적으로 기업과의 대화를 통해 저배당 기업을 선정해 압박하기로 했다. ★본지 2일자 1· 23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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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준 남양유업과 현대그린푸드의 배당수익률(1주당 배당금 비율)은 0.14%, 0.54%에 불과하다. 특히 남양유업은 지난 2011년부터 보통주 1주에 대한 배당금 1,000원을 7년간 고수해왔다. 2013년 이른바 ‘대리점 밀어내기’ 사태에 따른 불매운동으로 실적이 감소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친 ‘짠물 배당’이라고 지적받아왔다. 국민연금은 3년째 이들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의결 및 이사와 감사위원 선임에 반대했지만 배당정책은 변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남양유업과 현대그린푸드의 지분을 각각 6.6%, 12.8% 보유하고 있고 양사 모두의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으로 배당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가를 비롯해 수급이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달 들어 남양유업의 주식을 팔기 바빴던 외국인은 이날 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다소 변화했다. 기관 역시 8억원을 사들였다. 현대그린푸드도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억원, 29억원 ‘사자’를 기록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향후 주가에 다소나마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A&I 지분 21.3%(약 320억원)를 매입하고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7.8%(약 1,200억원)를 매입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며 정부 정책에 부응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현대그린푸드는 사업형 지주회사로서 그룹 내 위상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남양유업이 불매운동 여파에서 벗어나 올해 24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경고’에도 양사가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주가가 받을 부정적인 효과는 클 것으로 관측된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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