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신경영 행보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잇달아 글로벌 리더들에게 자신의 경영철학을 전하면서 상당한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4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베이징포럼 2018’ 개막식 연설에서 “오늘날 경영환경은 기업들이 경제적 가치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 시민으로서의 사회적 가치 창출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며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는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강화할 뿐 아니라 신규 고객을 창출해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안정과 성장으로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를 실천하기 위한 SK그룹의 다양한 실험들을 소개했다. 우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측정하는 더블보텀라인(DBL·Double Bottom Line)을 도입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DBL 경영은 SK 관계기업들이 사회적 가치 추구가 경제적 가치 추구 못지않게, 오히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유 인프라 프로젝트에 관해서도 소개하는 한편 사회적 기업이 만든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금전적으로 보상해주는 ‘사회성과인센티브’를 집중 소개하면서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쑨춘란 중국 국무원 부총리, 피터 샐로베이 미국 예일대 총장, 고노카미 마코토 일본 도쿄대 총장 등 포럼에 참석한 600여명의 글로벌 리더들은 최 회장의 연설을 주의 깊게 경청했다는 후문이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최근 SK그룹의 급성장을 바탕으로 자신의 신경영철학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최 회장은 올해 국내뿐만 아니라 스위스 다보스포럼과 중국 보아오포럼 등 해외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의 필요성을 적극 전파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보아오포럼에서도 기업 성장전략으로서의 사회적 가치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당시 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정·관·학계 리더들은 SK의 사회적 가치 경영이 기업가치 제고 등 경영성과로도 이어진다며 호평했다. 재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000660)와 SK이노베이션(096770) 등 주요 계열사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최 회장의 경영관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라며 “최근 사회적 가치 창출과 관련한 시도들이 조금씩 결과를 보이면서 외부에 알릴 수 있는 내용이 더 풍부해진 것도 이유일 듯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