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가입자의 1인당 데이터 이용량이 사상 처음으로 7기가바이트(GB)를 넘어섰다. 약정할인율 상향에 따른 데이터 이용요금 인하와 유튜브 등 동영상 콘텐츠 소비량 증가가 맞물려 이용량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데이터 이용 추이가 5세대(5G) 통신으로의 전환을 촉발시킬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국내 LTE 스마트폰 이용자의 1인당 데이터 이용량이 7,080MB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6,095MB를 기록한 이후 1년 만에 7GB 시대를 연 것이다.
이 같은 데이터 사용량 증가는 최근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유튜브가 이끌었다. 실제 과기정통부 조사 결과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전체 데이터 이용량의 54.4%가 동영상 시청에 사용됐으며 웹포털(17.5%), 소셜네트워크서비스(17%)가 뒤를 이었다. 시장조사기관인 와이즈앱 조사에서도 국내 유튜브 사용시간은 지난 2016년 3월 총 79억분에서 지난 2월 257억분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들의 데이터 이용량 증가가 전체 이용량 증가 추이를 견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 통계에서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1인당 평균 데이터 이용량은 19.3GB를 차지한 반면 일반 요금제 가입자는 1.8GB로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의 1인당 데이터 이용량은 3개월 전 대비 1GB 이상 증가한 반면 일반 요금제 이용자의 이용량은 되레 0.1GB 이상 줄었다.
이통사들의 잇따른 요금 인하와 요금개편 경쟁도 데이터 이용량 증가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이통사들은 지난해 9월 정부 권고에 따라 약정할인율을 기존 대비 5%포인트 높인 25%로 끌어올렸다. 또 올 들어서는 LG유플러스가 속도제한(QoS)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한 데 이어 SK텔레콤과 KT 또한 데이터 제공을 늘리거나 마일리지 혜택 등을 제공하는 무약정 요금제 등을 잇따라 출시한 바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데이터 요금이 데이터 소비 증가로 이어진 셈이다.
이 같은 데이터 이용량 증가는 얼핏 보면 이통사에게 유리하다. 데이터 이용량 증가에 따른 추가 수익 확보 외에 내년 3월 출시 예정인 5G와 관련한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5G는 LTE 대비 20배가량 데이터를 빨리 전송할 수 있어 지금과 같이 데이터 이용량이 급증할 경우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데이터 이용량 증가는 가계통신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통신비 인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은 ‘양날의 칼’이다. 무엇보다 현재 규제개혁위원회 심사가 진행 중인 보편요금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편요금제는 1인당 2만원 가량에 1GB의 데이터 및 200분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정부가 추진 중인 상품이지만 지금과 같은 데이터 이용 추이를 감안해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라는 압박이 강해질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가 많아지면서 이 같은 데이터 이용량 추이도 갈수록 가팔라질 것”이라며 “다만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과 같은 핵심 콘텐츠가 활성화 되지 않는 한 5G에 대한 수요로 이어질 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