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전용기를 이용해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 다롄을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고 조선중앙방송이 8일 보도했다. 지난 3월 말 전용 열차 편으로 베이징을 극비리에 방문,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한 지 50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극비 만남에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례적 행보에 대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사전 협의 등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방송은 “조선 노동당위원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 주체107(2018)년 5월 7일부터 8일까지 중화인민공화국 대련시를 방문하시고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시진핑) 동지와 또다시 상봉하시였다”고 전했다.
이어 이 방송은 “조중(북중)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친선의 역사에 특기할 새로운 전성기가 펼쳐지고 있는 속에 두 나라 최고영도자들의 의미깊은 상봉과 회담이 중국 요녕성 대련시에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또 북한 언론들은 리수용·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김여정 당중앙위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중국중앙(CC)TV와 신화통신 등도 북중 정상의 회동 소식을 전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나와 김 위원장이 첫 회담때 이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 중요한 공동 인식에 도달했다”면서 “최근 김 위원장이 한반도 대화와 정세 완화 방면에서 적극적인 노력을 해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또 시 주석이 “중국은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견지와 북미간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북한의 확고부동하고 명확한 입장”이라면서 “유관 각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과 안전 위협을 없앤다면 북한이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고 비핵화는 실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밝힌 입장이다.
또 김 위원장은 “북미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유관 각국이 단계별로 동시적으로 책임 있게 조처를 하며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전면적으로 추진해 최종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를 실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미정상회담의 또 다른 당사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중 정상 회동 사실이 공식적으로 알려지자마자 트위터를 통해 “내 친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할 예정”이라며 시 주석으로부터 김 위원장과의 만남 결과를 청취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