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송되는 TV조선 ‘탐사보도-세븐’에서는 ‘베트남 한국섬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 편으로 다문화 가정의 파탄이 빚어낸 아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심층 보도한다.
베트남에는 ‘한국 섬’이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다. 베트남 남부, 하우 강에 둘러싸여 있는 떤록 섬이 바로 그 곳이다. 이 섬에 살던 많은 베트남 여성들이 한국 남성들과 결혼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면서 붙여진 지명이다.
국제결혼을 위해 한국에 오는 외국인 중에 베트남 여성이 한해 약 6000명으로 가장 많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베트남 다문화 가정 중에 한해 약 1600쌍이 이혼을 하고, 이들의 2세 500명 정도가 가정 해체를 겪고 있다. 아이들 중 일부는 한국 대신 어머니 나라인 베트남으로 간다고 한다.
하지만 ‘탐사보도 세븐’ 취재 결과 이렇게 베트남으로 간 아이들의 상당수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남아 학교 취학이 어렵거나 의료보험 서비스도 받지 못하고 있다. 외국 국적이 있는 아동의 경우 베트남에서 출생 신고와 호적 기재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 불법체류자가 된 아이, 학교 취학도 어려워
한국에서 태어난 채원이는 첫 돌 무렵 베트남 출신 어머니를 따라 베트남 ‘한국섬’에 왔다. 이제 여덟살이 된 채원이는 2년 째 초등학교 ‘청강생’이다. 베트남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몸이 아파도 의료보험 서비스를 받지 못해 병원 가기가 쉽지 않다. 베트남 사법부에 따르면 채원이와 같은 한국 아이들이 하우장과 껀터, 남부 2개 지역에만 700여명이 있다. ‘세븐’ 제작진은 베트남 ‘한국섬’에 대한 현지 취재를 통해 어린 한인 2세들이 겪는 어려움과 그 가족들의 하소연을 들어본다.
▲ 메콩 강에 울려 퍼진 아버지의 절규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박철(57)씨. 그는 벌써 몇 년째 딸 소연(11)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헤어진 아내가 소연을 데리고 베트남으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애교가 많아 집안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 해왔다는 소연. 그녀는 현재 베트남 남부의 박리에우(B?c Lieu)에 살고 있다. 박씨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소연을 찾아 베트남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그는 꿈에 그리던 딸을 만날 수 있을까?
▲ 다문화 가정의 파탄이 낳은 아이들의 고통
어머니를 따라 베트남에 가서 살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아이들도 있다. 유진(가명·9)은 이혼한 엄마를 따라 베트남에 갔으나 친척집에 맡겨졌다. 엄마가 돈을 벌기위해 다시 한국에 왔기 때문이다. 말 한 마디 통하지 않는 곳에 홀로 남겨진 유진은 친척들로부터 학대를 당했다고 한다. 할머니의 노력 끝에 유진은 다시 한국에 왔지만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다문화 가정의 파탄과 불화는 일반 가정에서 예상치 못한 또 다른 고통을 아이들에게 안겨준다.
오늘(9일) 밤 10시 방송되는 TV조선 ‘탐사보도-세븐’에서는 한국-베트남 다문화 가정의 파탄이 빚어낸 아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심층 보도한다.
[사진=TV조선 ‘탐사보도 세븐’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