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측정의 날(5월20일)을 앞두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17일 대전 대덕연구단지 본원에서 기념행사를 연다. 측정과학기술 유공자에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상 등을 수여하고 ‘국가 표준 홍보 전략’에 관해 이덕환 서강대 교수가 강연을 한다.
세계 측정의 날은 1875년 5월20일 세계 17개국이 프랑스 파리에서 ‘미터협약’을 체결한 것을 기념해 생겼다. 미터협약은 미터법 도량형의 제정·보급을 목적으로 체결한 국제협약으로 길이와 질량의 단위를 미터 기반으로 제정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1959년 미터협약에 가입해 1964년부터 미터법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세계 측정의 날 주제는 ‘국제단위계, 그 멈추지 않는 진화(Constant evolution of the International System of Units)’이다. 이 주제는 오는 11월 프랑스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의결될 4개 국제단위계(질량:킬로그램, 전류:암페어, 온도: 켈빈, 물질의 양:몰) 재정의를 기념하기 위해 선정됐다. 이번에 길이·질량·시간·전류·온도·광도·물질의 양 등 7개 기본단위 중 4개의 정의가 바뀌어 내년 5월20일부터 사용된다.
킬로그램은 지금까지 1889년에 백금-이리듐으로 만든 ‘국제킬로그램원기’를 기준으로 삼았으나 정밀 측정 결과 원기의 질량이 약 50㎍(마이크로그램) 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질량(㎏), 전류(A), 온도(K), 물질의 양(mol) 단위는 각각 변하지 않는 플랑크상수(h), 기본전하(e), 볼츠만상수(k), 아보가드로상수를 이용해 재정의된다. 박상열 KRISS 원장은 “80개국 이상이 기념하는 세계 측정의 날은 미터협약을 통해 산업과 과학기술이 공통된 측정기준을 갖게 된 중요한 날”이라며 “단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작업을 통해 과학기술이 고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