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003550)가(家) 4세이자 구본무(73) L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40) LG전자(066570) 상무가 LG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LG 이사회에 전격 합류한다. 구 상무는 LG의 장자 승계 전통에 따라 구 회장에 이어 그룹 총수에 오를 후계자로 지목돼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구 상무의 ㈜LG 이사회 합류는 구 회장의 건강이 최근 급격히 악화한 것과 맞물려 LG의 4세 경영승계가 본격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LG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오는 6월2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구 상무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LG 측은 “구 회장이 와병 중이라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제약이 있다”면서 “후계구도를 사전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LG가 구 회장의 와병과 구 상무의 후계를 공식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현재 ㈜LG 이사회에는 구본무 회장과 하현회 부회장, 김홍기 전무(CFO)가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오너 일가는 구 회장이 유일하다. 구 회장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운 만큼 후계자인 구 상무가 오너 일가를 대표해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LG는 설명했다.
구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은 LG 경영권 승계와 직접 맞닿아 있다. ㈜LG 이사회는 그룹 지배구조상 꼭대기에 있는 최고 의사결정 조직이기 때문이다. 구 상무의 친부는 구본무 회장의 둘째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으로 아들 없이 딸만 둘을 둔 구본무 회장이 2004년 구 상무를 양자로 입적했다.
구 상무는 이후 2006년 LG전자 대리로 입사해 승계수순을 밟아왔다.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LG 지분율을 높이며 현재는 6.24%를 확보해 구본무 회장(11.28%)과 구본준 부회장(7.72%)에 이은 3대 주주다. 향후 구 회장 보유분 일부를 상속받고 ㈜LG 지분을 가진 LG가 식구들에게서 지분을 넘겨받으면 최대주주에 올라설 수 있다. /한재영·신희철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