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한국인의 DNA와 웹툰

안종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




우리 한국인에게는 독특한 DNA가 있다. 풍류와 끼가 그것인데 이미 고대부터 유별나 ‘삼국유사’의 단군편뿐 아니라 이웃 중국의 역사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서진 시대 인물 진수가 편찬한 삼국지 ‘위지·동이전’에는 우리 민족이 북쪽으로 부여·고구려에서 남쪽으로 변한·진한·마한에 이르기까지 음주와 가무를 즐긴 풍습이 기록돼 있다.

음주와 가무를 즐기며 신명 나게 노는 풍습은 우리 민족에게 내재된 문화적 DNA라고 하겠다. 이는 가장 창의성이 요구되는 지금의 웹툰을 만들어내는 원천이 되기에 충분하다.


4차 산업혁명의 변곡점에 선 우리는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많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듯이 우리의 몸속 깊은 곳에는 남다른 풍류와 끼를 바탕으로 하는 문화 콘텐츠 창조 DNA가 자리 잡고 있음을 알고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예전에 한류가 그랬고 지금의 신한류가 증명하지 않는가.

한류는 지금 단순한 대중문화가 아닌 다양한 고부가가치 상품을 재가공하는 신한류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웹툰이다. 웹툰 ‘신과 함께’는 최근 영화화돼 1,000만 관객을 훌쩍 넘기는 큰 성공을 거뒀다. 그뿐 아니라 뮤지컬, 라디오 드라마 등으로 재제작됐으며 일본에서도 리메이크돼 일본 소년 만화 잡지인 ‘영간간’에 연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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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인기 웹툰인 강풀의 ‘마녀’, 오성대의 ‘기기괴괴’가 한국과 중국의 합작으로 영화화되고 있으며 국내 통신사 KT는 최근 자사의 웹툰 5개 작품에 대해 홍콩 영화사와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네이버웹툰은 자사 웹툰 작품의 액션·판타지적 특성을 살려 인기 웹툰의 대다수를 모바일게임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레진코믹스 또한 자사의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웹툰의 드라마화도 대세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계룡선녀전’ 등 올해 드라마는 웹툰이 점령했다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로 웹툰의 드라마화가 줄을 잇고 있다.

이렇듯 웹툰이 다른 2차 콘텐츠 제작의 원천 콘텐츠로 주목받는 것은 바로 콘텐츠 제작 및 유통 과정에서 진행된 독자와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한 대중성의 검증 때문이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콘텐츠 시장에서 이미 대중성을 검증받은 성공한 웹툰 IP는 더없이 매력적이다.

한류는 1990년대부터 드라마를 시작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K팝으로 이어져 이제 영화·게임·애니메이션·웹툰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한민국의 우수한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우리 민족의 풍류와 끼를 가지고 탄생한 웹툰은 차세대 신한류의 주역이다. 우수한 창의성과 스토리텔링으로 드라마·웹드라마·영화·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변모하는 웹툰의 무한한 가능성이 양분이 돼 신한류의 꽃이 전 세계에 활짝 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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