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자신을 ‘주사파’라고 지칭한 보수논객 지만원(76)씨를 고소했다. 지씨는 임 실장이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 남북교류사업 과정에서 국가보안법을 어겼다며 검찰에 고발하기로 하는 등 법적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홍승욱 부장검사)는 최근 지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임 실장에게 ‘주사파’ 등의 표현을 쓴 근거와 이유를 조사했다.
지씨는 지난해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임 실장을 ‘주사파의 골수요 대부’, ‘지독한 빨갱이’ 등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배후에 주사파가 있다는 옛 안기부의 발표 등이 지씨 주장의 근거다. 임 실장은 1989년 제3기 전대협 의장을 지냈다. 그 후신 격인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한총련)과 달리 전대협은 이적단체로 규정되지는 않았다.
임 실장은 지씨를 비롯한 우파 진영의 이같은 주장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지난해 11월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 실장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주사파’ 발언에 “살면서 겪은 가장 큰 모욕”이라며 반발했다.
지씨는 피소에도 불구하고 임 실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임 실장이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을 통해 저작권료 명목으로 20여 억원을 북측에 보냈다며 이날 그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임 실장이 이사장을 맡은 경문협은 남북간 지적재산권 교류사업을 하는 단체다.
검찰은 지씨에게 임 실장을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 등을 따져 기소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지씨는 2007년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를 ‘주사파’로 지칭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