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EU·캐나다·멕시코에 고율관세 강행

美, EU 철강·알루미늄 관세 강행

EU,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예고

3차협상 앞두고 美대표단 中도착

中과 실무협상 합의 도출 못하면

로스 장관 베이징행 무산 될수도

0115A12 시나리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6월부터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멕시코의 철강·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파기로 가뜩이나 껄끄러운 미국·EU 간 무역전쟁 발발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관세 영구 면제를 요구해온 EU는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함에 따라 지금까지 공언한 대로 맞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25%의 고율 관세를 예고하고 있어 세계 경제의 ‘빅3’가 얽히는 미국발(發) 무역 난타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자정부터 EU와 캐나다·멕시코산 제품에 예정대로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EU는 일시 유예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에 유예 대상에서 제외되면 유럽산 철강·알루미늄에도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은 전날 로스 장관과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벌인 막판 협상이 결렬되면서 결국 관세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EU는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무조건 면제를 요구하면서 대가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을 제안했지만 미국은 이를 완강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회담 후 EU와 미국 정부가 보인 반응은 양측의 경색된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EU 집행위원회는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는)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달렸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기대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로스 장관도 “관세가 있으면 협상을 못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EU뿐”이라며 “EU도 미국에 부적절한 관세를 많이 부과하고 있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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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EU는 철강 관세에 대한 보복조치로 리바이스 청바지 등 총 28억유로(약 3조5,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도 수입차에 최고 25%의 관세 부과를 검토하며 독일 자동차 업계에 큰 타격을 예고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강행은 자칫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무역 보복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오는 6월2~4일 열릴 3차 무역협상을 앞둔 중국과도 팽팽한 긴장 상태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차 무역협상 후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지만 29일 백악관이 500억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무역전쟁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3차 무역협상을 준비할 미국 대표단이 30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하면서 실무협상에 돌입했지만 여기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로스 장관의 베이징행이 아예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정부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 부과가 2차 무역협상의 합의를 뒤엎은 것인 만큼 협상이 결렬되면 중국 역시 미국산 대두·수수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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