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볼을 치면 빈 스윙은 900번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신인상 후보인 염은호(21·키움증권)가 장타 비결에 대한 질문에 내놓은 답이다. 퀄리파잉(Q) 토너먼트를 수석으로 통과해 정규 투어에 본격 데뷔한 염은호는 162㎝, 65㎏로 체격은 작은 편이지만 평균 290야드를 쉽게 치는 장타자다. 지난해 경남 김해의 정산CC에서 열린 KPGA 투어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는 초청 선수로 출전, 360야드를 찍기도 했다.
염은호는 31일 경기 이천의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7,260야드)에서 열린 KB금융 리브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 출전해 루키 시즌 네 번째 대회를 소화하고 있다. 이날 1라운드에서는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 김남훈(24)과 함께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단독 선두에 나선 이형준(26·웰컴디지털뱅크·5언더파)과는 1타 차.
작은 체격에도 펑펑 장타를 날리는 염은호는 빈 스윙과 웨이트트레이닝의 효과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거리가 짧아 스트레스가 많았다”는 그는 ‘빈 스윙 예찬론’을 폈다. 실제 볼을 치는 것과 빈 스윙의 비율을 1대9 정도로 빈 스윙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공을 놓고 치면 강하게 때리려는 욕심이 생겨 정타로 맞지 않고 스윙 밸런스가 흐트러진다”면서 “빈 스윙을 하면 스윙 템포와 밸런스, 헤드스피드가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며 체력을 키운 게 바탕이 됐다. 고교 2학년 때 국가대표에 뽑힌 그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3차례 대회에서 공동 42위-컷 오프-공동 23위의 성적을 낸 염은호는 “올해 목표는 신인왕”이라며 “아직 늦지 않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첫 라운드에 유독 긴장을 많이 한다고 털어놓은 그는 “이번 대회에선 출발이 좋은 만큼 기대가 \된다”며 생애 첫 우승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형준은 순위표 맨 윗줄을 차지해 시즌 첫 승이자 통산 5승 달성 도전의 초석을 놓았다. 그는 2014년부터 지난해 7월2일 전북 오픈까지 매년 1승씩을 쌓았다. 지난해 캐디로 동반했던 아내가 임신 중이라 아버지와 함께 출전한 이형준은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기록했다. 그는 태명이 ‘행복이’인 첫 아이가 오는 9월1일 태어날 예정이며 12월15일에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박은신, 박일환, 최고웅 등 10명이 3언더파 공동 4위에 몰렸다. 이번 시즌 우승자들은 주춤했다.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챔피언 전가람은 16오버파 88타를 치는 부진으로 최하위에 처졌고 동반 플레이를 펼친 SK텔레콤 오픈 우승자 권성열은 1오버파로 50위 밖에 밀렸다. 지난주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상금 3억원의 주인공이 된 이태희는 2오버파, 이태희에 역전을 허용해 준우승한 이정환은 맞대결에서 1오버파를 적어냈다. /이천=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