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3,000억 우리은행 시스템 또 먹통, 한달새 두번이나...고객들은 분통

1시간 가량 인터넷뱅킹 접속장애

은행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도 안돼

"고객불편 넘어 은행 신뢰에 타격"

3,000억원을 들여 5월 초 차세대 전산시스템 ‘위니(WINI)’를 도입한 우리은행이 한 달 새 두 차례 전산 오류가 발생해 고객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반복되는 전산 문제는 고객 불편을 넘어 은행의 신뢰에 타격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 오후6시50분부터 1시간가량 전산 오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인터넷뱅킹 접속장애 및 계좌이체 서비스 등 금융거래에 어려움을 겪었고, 특히 우리은행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현금서비스까지 먹통이 됐다. 그러다 보니 일상에서 당장 서비스를 이용하려다 당황한 고객들이 속출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외 거래와 접속하는 우리은행 전산시스템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며 “차세대 시스템 안착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나 지나치게 오류가 잦아 고객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조금만 몰릴 때마다 대응이 안 돼 접속지연 같은 전산 오류가 반복되면 결국 고객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 계좌로 돈을 보내려는 모든 신용카드사의 현금서비스는 오후8시30분에 정상화됐다가 20분이 지난 뒤 또다시 문제가 이어졌다.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전산 오류로 현금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는 공문을 받았고 모든 카드사가 공통되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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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청약에다 월말 거래량 증가로 일시적인 전산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으나 지나치게 안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오류 발생 이후 고객들에게 공지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고객센터에 문의가 몰리며 대기고객 수가 200명을 넘어갈 정도로 연결이 지연됐다.

우리은행은 3,000억원을 투입해 2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새로운 전산시스템 위니를 5월8일 가동했다.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사흘 동안 모든 거래를 중단한 채 전산망 교체작업을 벌였다. 시스템 안전성을 위해 당초 2월 오픈으로 계획했다가 석 달가량 늦추기도 했다. 하지만 가동 첫날 1,200만명이 이용하는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 ‘원터치개인’에서 3시간가량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전산 사고가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디지털화를 추구한다면서 정작 기본적인 업무조차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 들어 발생한 은행 모바일뱅킹 오류는 수차례에 이른다. 모바일뱅킹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거나 작동 후 로그인이 제대로 되지 않는 식이다. 신한은행의 모바일 앱 ‘쏠(SOL)’도 지난달 시스템 개선 작업 중 오류로 2시간가량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3월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9에서 국민은행·우리은행·농협은행의 모바일뱅킹을 이용할 때 오류가 생겼다.

이날 오전에는 경기 하남 ‘미사역 파라곤’ 등 7개 단지에 청약하기 위한 접속이 폭주하면서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사이트가 2시간가량 마비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청약 마감시간이 기존 오후5시30분에서 7시30분으로 늦춰졌다. 이와 관련해 금융결제원과 우리은행은 서로에 책임을 지우는 모습을 보였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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