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미국 일정을 모두 마치고 중간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김 부위원장이 중국 측과 방미 성과를 논의할 수 있다는 설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 부위원장과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대행,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은 3일 저녁 8시께(현지시각) 뉴욕발 중국국제항공편을 이용해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내려 북한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귀빈실이 아닌 일반 통로를 통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하루 머문 뒤 4일 고려항공을 이용해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미국 방문을 위해 지난달 29일 중간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해 하루 동안 머물면서 중국 측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어 4일 평양행에 앞서 중국 측에 이번 북미 정상회담 조율 결과를 설명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 북중간 외교 채널인 주중 북한대사관을 통해 북중 당국 간 김 부위원장의 방미 결과가 공유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 부위원장 일행을 태운 주중 북한대사 차량과 미니 버스는 공항을 빠져 나와 북한대사관에 도착했으나 김 부위원장 일행이 차량에서 내리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 일행이 모습을 감추면서 공항에서 북한대사관으로 오는 길에 외부 숙소나 다른 목적지로 향해 중국 측과 접촉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방미에 앞서 김영철 부위원장이 베이징에서 중국 측과 접촉했다는 게 확인된 바 없다”면서 “그러나 그가 뉴욕과 워싱턴을 거치며 중요한 협의를 한 만큼 평양으로 가기 전에 중국 측에 어떤 형식으로든 결과를 통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부터 3박 4일간의 방미 기간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의제 조율을 했다. 이어 워싱턴으로 이동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