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에서 20조원의 해외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유출이다. 아르헨티나, 터키 등을 중심으로 한 경제위기가 미국의 금리 인상·미중 무역전쟁을 계기로 아시아 신흥 시장까지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한국,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만, 태국 등 아시아 6개국 증시에서 올해 유출된 해외자금은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인 190억 달러(20조9,000억 원)에 달했다. 이 같은 이탈 행렬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국채 금리 상승에다 미국發 무역전쟁 여파에 따른 아시아 피해 우려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JP모건체이스의 제임스 설리번은 “신흥 시장에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미 금리 인상의 영향이 전체 중에서 3분의 2 정도만 나타났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강화하고 있는데도 신흥 시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신흥국은 금리 인상 등의 카드를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는 필리핀 중앙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이번 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것으로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이번 주 금리를 현재 1.5%로 동결할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에는 인상이 유력한 것으로 JP모건은 전망했다.
한편 신흥 시장에서 매도세가 이어진다고 해서 투자를 결정하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나왔다. 코메르츠방크는 신흥 시장이 원자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달러화와 미 국채가 몇 주에 걸쳐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는 점에서 3분기 말까지는 신흥 시장 진입을 보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