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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한국 증시 할인율 어떻게 볼 것인가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주식시장의 실제 리스크 프리미엄은 모든 투자자의 기대가 반영된 수치이기 때문에 거시적 시장변화를 반영한 주가 수준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척도이다. 크레디트스위스홀트에서는 국가별로 상장주식의 향후 2년간 현금흐름에 근거한 현재가치 할인 모델을 이용해 실제 주식시장 할인율을 매주 계산하고 있다. 이를 시장산출 할인율이라고 부르는데 리스크 프리미엄의 대안적 잣대로 볼 수 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실제 주식시장 할인율은 거시경제 환경에 큰 변화가 있을 때마다 급격한 변동을 나타냈다. 예를 들어 중국 시장이 심하게 과열된 지난 2007년의 경우, 홀트의 중국 시장 할인율은 0%에 가까웠다. 할인율이 마이너스인 회사도 많았다. 이는 주식시장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투기판 정도까지 과열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실제로 중국 시장의 광풍은 버블 붕괴로 이어졌다. 반면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미국 주식시장은 할인율이 평균 5%에서 8% 이상까지 치솟으며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가 패닉존에 들어왔다고 할 정도로 과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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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한국 주식시장의 할인율은 미국이나 아시아에 비해 항상 높은 수준을 보여왔다. 아시아 시장보다는 약 1.5%, 그리고 미국 시장보다는 약 3% 높은 6~8% 정도였다. 실제 주식시장의 요구수익률이 다른 시장보다 높다는 것은 한국 주식시장이 디스카운트돼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현재 한국 주식시장의 요구수익률은 6%에서 5.5%로 지난 2개월간 급격히 떨어졌고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즉 두 달 전부터 현재의 거시환경 변화를 시장 투자자들이 이미 반영했다는 뜻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한국 시장의 어닝 예측치다. 한국 시장의 어닝 예측치를 현금 투자자본수익률(ROI)로 환산한 수치는 지난 3개월 동안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즉 상장사의 미래투자자산 대비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 스타일 투자와 관련해서도 지난 두세 달 동안 미국·유럽·아시아·일본 등의 해외시장은 영업성과 팩터와 모멘텀 팩터가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지만 한국의 경우 모멘텀 팩터만 시장을 주도했다. 즉 실제 회사의 영업가치보다는 주가 흐름과 어닝이 좋아지는 기미만 보이면 투자하는 투자가 수익을 내는 것이다. 기업실적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거시적 시장 변화에만 기초한 주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는 매크로 변화로 인한 주가 상승보다 개별회사의 실적 상승과 밸류에이션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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