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中 추격 속도 빠르다"..긴장감 감돈 삼성 반도체회의

中 담합 조사 대처 방안 마련

美 관세 등 통상 분쟁 점검도




22일 경기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하반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삼성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이 74%(올 1·4분기 기준)까지 치솟을 만큼 최정점에 있지만 DS에 걸리는 과도한 부하도 고스란히 반영된 분위기였다는 후문이다.

DS 부문장인 김기남(사진) 사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시장을 둘러싼 환경 자체가 녹록하지 않다”는 우려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근 중국이 D램 가격 담합 조사에 착수하고 미국은 특허 공세로 한국 업체 견제에 노골적으로 나서는 상황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다.


아직 긍정적인 시황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중국의 낸드플래시 양산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공급 초과에 시달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육성에 고삐를 죄야 한다는 공감대도 재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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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5A17 DS부문전략회의안건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중국 변수를 두고 난상토론이 이뤄졌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대변하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컴퍼니(YMTC)가 올해 말 32단 낸드를 양산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만큼 관련 동향이 보고됐다. 삼성의 한 임원은 “(32단 낸드는) 우리가 지난 2014년에 양산했던 제품이라는 점에서 아직 기술격차가 3~4년은 난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중국이 치고 올라오는 속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중국이 200조원을 반도체에 퍼붓고 실체도 없는 담합 혐의까지 걸며 우리 발목을 잡고 있어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며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서버 증설 움직임에 부응할 수 있는 제품 생산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 분쟁, 환율 상승도 점검했다. 중국산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 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가 관철될 경우 전장 사업에 미칠 파장,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의 지속 여부 및 여파 등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처 방안이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삼성은 올해 파운드리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6.72%(2017년)에서 두자릿수로 올려 TSMC(50.41%)에 이어 확실한 2위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은 DS 회의에 이어 25일 IT모바일(IM), 26일 소비자가전(CE) 부문 회의를 이어간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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