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포춘US]인터뷰|숀 파커 스포티파이 전 이사 겸 냅스터 창업자

스포티파이 Spotify의 기업공개 직후, 포춘이 초창기 이 회사를 성공으로 이끈 숀 파커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가 밝힌 온라인 음원 대기업에 대한 애정과 아쉬움을 소개한다. Interview by Clifton Leaf

포춘: 지난 4월 스포티파이가 약 300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 받고 상장됐다. 스포티파이의 성공을 통해, 음악공유 선구자였던 냅스터 Napster에서 시작한 여정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파이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숀 파커: 회사 공동 창업자 대니얼 이크 Daniel Ek를 소개받기 위해 여기 저기 수소문했다. 우리는 뉴욕에서 만나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그는 매우 직설적으로 말했다. “다시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는 걸 당신은 알고 있나. 정말 다시 그 길은 가고 싶은가? 확실히 누구를 상대하는지 알고 있나?”라고 물었다.

그건 냅스터를 고소해 몰락하게 만든 음악업계를 말하는 것이었나?

그렇다. 하지만 나는 음원 업체 경영진을 대부분 안다고 생각했다. 그들을 훨씬 더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럼 그들의 공포도 더 잘 이해했을 텐데.

맞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음악업계의 종말론적 시나리오가 현실로 일어났다는 점이었다. 이미 업계는 무너진 상태였다. CD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당연히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했다. 그러는 동안, 음악파일 한 곡을 99센트에 다운로드하는 애플의 사업 모델이 대체재로서 실패를 했다. CD판매 손실을 메우지도 못했다. 그런 불리한 환경에서도, 나는 스포티파이를 미국에 안착시키기 위해 2년간 협상을 벌였다. 매우 큰 도전이었다.

숀 파커는 억만장자 창업가이자 냅스터의 공동 설립자로 한 때 스포티파이의 이사를 지내기도 했다.숀 파커는 억만장자 창업가이자 냅스터의 공동 설립자로 한 때 스포티파이의 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당신은 7년 동안 스포티파이 이사로 활동했다. 제때 처리해야 할 다른 일들이 많았음에도,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 예를 들면, 면역요법을 통한 암 치료 비전(2016년 5월 1일자 ’숀 파커가 암을 정복할 수 있을까?‘ 기사 참조)과 벤처캐피털 투자로 바빴을 텐데.

음악 분야의 일이 한시도 머릿속을 떠난 적이 없었다. (냅스터가 문을 닫은 이후) 음악 관련 일을 하지 않았던 오랜 공백기가 있었다. 그 동안은 소셜 미디어 일을 했다. 하지만 결국 온라인 음원 판매에 적합한 사업모델을 계속 모색했다. 팀을 만들어 다시 시도를 했다. 그때스웨덴에서 시작한 작은 실험이 있었다. 스웨덴은 전 세계 해적 음악의 메카이자, P2P 음원공유와 정통 엔지니어링의 중심지였다. 당시 카자Kazaa의 공동 창립자도 그 일에 동참했다. 그 후, 스웨덴에서 P2P 파일공유업체 비트토런트BitTorrent가 탄생했다. 실제로 대니얼 이크는 비트토런트 자회사 유토런트 ?Torrent의 CEO를 지냈다. (지금은 불법이 됐지만) 당시 유토런트는 정말 큰 인기를 누렸다. 게다가 스웨덴은 음악을 사랑하는 나라였다.

스웨덴 출신의 유명 그룹 아바 ABBA는 논외로 치자.

아바가 없었어도 마찬가지다. 저렴한 몸값에 엔지니어들을 모집할 수 있는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대니얼과 마틴 로런존 Martin Lorentzon으로부터 창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둘 모두 큰 돈을 벌고 회사를 매각해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또한 그들은 상품의 핵심원천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건 회사를 구축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었다.

그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


인내를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빠르게 시도하고 빠르게 실패해라’는 페이스북의 철학과는 매우 다른 사업 형태였다. 매일 일어나서 느릿느릿 회사로 가야 한다. 단순히 CEO와만 일하는 게 아니라, 디지털 음악 팀 직원 모두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또한, 많은 직원들에게 철학을 전파해야 한다. 그때 그때 그들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창조적인 전략도 구상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얼간이처럼 굴지 않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관련기사



소셜 음악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냅스터에서 가졌던 아쉬운 점이 스포티파이에선 해소됐나?

스포티파이를 돌아보면, 한 가지 후회되는 점은 ’진정한 소셜 음악 네트워크‘라는 비전을 구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검색과 재생, 재생목록, 추천 및 라디오 기능에 매우 강하다. 하지만 우리가 꿈꿨던 ’비슷한 취향을 가진 친구들의 선곡 살펴보기‘라는 비전은 실현하지 못했다.

당신의 열정은 무엇인가?

어느 정도는 냅스터 시절부터 가졌던 것이다. 타인의 재생 목록을 보면서 흥미를 느끼고, 그들을 통해 새로운 곡을 발견하는 것이다. 스포티파이에도 일부 비슷한 기능이 있지만, 결코 최우선 기능은 아니다. 찾기와 검색, 재생목록 구축 같은 기본 핵심기능은 수 억 명의 사용자들을 유인하기에 충분한 강점이다.

대화 주제를 바꿔보자. 당신은 모호한 신규 세법 조항을 적극 환영하고 있다. 기회 투자법(Investing in Opportunity Act)이 무엇이며, 왜 그렇게 열렬히 지지하나?

만일 누군가에게 미실현 자본 이득이 있다면, 그들은 그 돈을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 펀드가 미국 전역에 걸쳐 어려움에 처한 분야(혹은 ‘기회 구역’)에 투자할 수 있다. 이런 형태의 투자에 대해선 과세를 연기해준다. 투자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기본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간다. 세율 인하(투자 지속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는 비교적 온건한 유인책이다. 진정한 유인책은 투자가 최소한 10년간 지속될 경우, 그 과정에서 얻은 모든 이익에 대해 비과세를 하는 것이다.

비과세 개인연금(Roth IRA)의 유인책과 비슷하다는 얘기인가.

정확한 말이다.

실제로 워싱턴 싱크탱크 ’경제혁신그룹(Economic Innovation Group)‘을 결성해 법안을 지지했는데.

2008년부터 가졌던 구상이다. 금융위기가 특정 지역에 불평등한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경제가 회복 됐을 때도, 특정 주요 도시에만 영향을 미쳤다. 그 지역들은 성공적으로 회복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나머지 지역은 여전히 뒤처져 있다.

그렇다면 세제 개편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생각하나?

주식시장이 지난 몇 년간 강세를 보인 결과, 6조 달러의 미실현 수익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특히 이 자본이 경제 위기에 몰린 지역에서 다시 투자처를 찾으면, 실질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예측했다. 깐깐하고 인색한 세제정책 전문가들은 세법 조항의 작은 부분을 고치는데 일생을 바쳐온 사람들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구상을 듣고 바로 코웃음을 쳤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단지 아이디어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당신들은 지지 캠페인도 벌이지 않고 대공황 이후 가장 진보적인 경제정책을 통과시킬 것이라 생각하나?” 그렇다.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성공했다.

번역 두지현 dj9101@naver.com

정재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