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이 대한제국 황태자 시절이던 1906년 혼인할 때 황태자비가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복식이 100여년 만에 제 모습을 찾았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순종의 두 번째 부인 순정효황후(1894∼1966)가 착용한 결혼 예복으로 알려진 ‘동궁비 원삼’을 비롯해 세종대가 소장한 조선왕실 여성 복식 유물 7점에 대한 보존처리를 완료했다고 29일 밝혔다. 동궁비 원삼은 국가민속문화재 제48호로, 곱고 얇은 직물이 크게 약해진 상태였다. 원삼(圓衫)은 양반가 여성 예복을 뜻한다. 보존센터는 보존처리 과정에서 폭 2.7m에 이르는 무거운 옷을 꺼내고 넣을 때 발생하는 구김을 방지하기 위해 별도로 충전재를 제작해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보존처리를 마친 다른 유물인 ‘전(傳) 왕비 당의’(국가민속문화재 제103호)도 순정효황후가 소유했던 옷이다. 당의(唐衣)는 사대부 여인이 저고리 위에 입은 예복으로, 이 옷은 당의 두 벌을 끼워 만들었다. 동궁비 원삼과 전 왕비 당의는 금실로 봉황 문양을 만든 직물을 사용하고, 발톱 5개가 달린 용 문양이 가슴·등·양쪽 어깨에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보존처리가 완료된 유물은 지난 27일 세종대학교박물관으로 인계하였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보존처리 전 과정과 새롭게 밝혀낸 분석 결과를 내년도에 발간할 ‘보존처리 연구보고서’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