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TV에 가수나, 작사, 작곡가들이 나오면 저작권료 수입이 자연스럽게 화두가 되고 있다. 저작권 협회에 몇 곡이 등록돼 있는지, 저작권 수입으로 얼마를 버는지 등 질문이 오간다.
이처럼 저작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최초의 신개념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지코인’이 적잖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뮤지코인은 작년 7월에 론칭한 음악 저작권 공유 플랫폼으로, 창작가가 뮤지코인을 통해 저작권료 지분의 일부를 공개하면 해당 곡에 관심이 있는 팬과 투자자들은 자유롭게 옥션(경매)으로 구매 및 거래가 가능하다.
무형자산인 저작권을 주식처럼 조각을 내어 거래가 가능하다는 다소 낯선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린 이는 바로 뮤지코인의 저작권 투자사 뮤지코인인베스트먼트의 정현경 대표다.
정현경 대표는 뮤지코인을 시작하기 앞서 IT분야의 대표적인 여성기업인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그는 University of California에서의 경영학 전공을 살려 1999년 중앙ICS를 창립했다. 기존에 없던 e러닝 콘텐츠 및 e러닝 솔루션 개발 등을 통해 정대표는 업계에서 인정받고 여성기업인상을 비롯해 정보 통신부 장관상과 미래과학부 장관상 등 6차례의 장관상을 휩쓸었다.
그런 그가 음악 저작권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어떻게 도전하게 되었는지 긍금해졌다.
정 대표는 그 계기에 대해 “우연한 기회에 버스커버스커와 울랄라세션의 곡에 작사가로 참여하게 되면서 저작권료를 받기 시작했다”며 “5년간 받아본 저작권료 데이터를 통해 저작권료가 발매일 대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정한 패턴을 갖는다는 걸 알았다”고 운을 뗐다.
저작권료가 일정 패턴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에 착안하여 충분히 금융 투자 상품화의 가능성을 알아봤고, 현재 ㈜뮤지코인의 대표이자 금융전문가인 김지수 대표와 함께 1000여곡의 저작권 패턴을 검토한 것이다.
그 결과, 저작권료가 예측가능한 자산임과 K-pop 저작권의 시장 규모 역시 성장가능한 시장임을 알게 되었다고. 특히 단기 유동자금이 8조원에 이르는데 반해 은행 이율이 1-2%인 저금리 시대인 현 시점은 새로운 대체투자 상품 모델을 선보일 시기이자 음악과 금융, IT를 융합해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사업을 시작할 최적의 시기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언론에서 조명하는 것만큼 K-pop 음원시장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고 한다. 방탄소년단, 소녀시대, 싸이 등 K팝의 인지도와 발전 속도에 비해 국내 음악 시장규모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보다 10분의 1이나 20분의 1로 굉장히 작고 아티스트에게 돌아가는 저작권 지분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한다. 정 대표는 “K-POP의 영향에 비해 국내 아티스트들은 그에 걸맞는 경제적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다수의 아티스트들은 프리랜서로 개인신용대출이 어렵고, 유명한 작곡가라 하더라도 제 1금융권에서 저작권을 담보로 대출도 받을 수도 없기 때문에 창작활동에 있어 필요한 자본을 쉽게 조달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다.”며 “뮤지코인에서는 팬들과 음악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동시에 필요한 자금을 보다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어 참여 아티스트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뮤지코인은 옥션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음악을 좋아하는 팬과 투자자들이 음악의 경제적 가치를 높인다. 이렇게 높아진 가치의 50%는 아티스트들에게 그대로 돌아간다. 즉 아티스트들은 뮤지코인 시스템을 통해 자신이 받아왔던 저작권료보다 한층 높은 저작권료를 수령하게 된다. 이를 통해 창자자들은 작업실 확장, 음원발매 등 필요한 용도에 필요한 자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어 창작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정 대표는 “뮤지코인은 아티스트뿐 아니라 팬과 투자자 역시 만족도가 매우 높은 플랫폼”이라며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의 저작권을 원하는 만큼 소유하고 매월 저작권료를 수령하여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동시에 유저간 거래를 통해 고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일례로 에일리의 ‘저녁하늘’의 저작권료를 구입한 한 구입자는 P2P 유저간 거래를 통해 자신의 매입가 대비 520%로 상승된 가격으로 판매하여 420%의 수익율을 올렸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후원하며 음악을 통해 고수입을 올리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
바비킴의 ‘가슴앓이’와 이선희의 ‘그 중에 그대를 만나’도 대표적인 옥션 거래 성공 사례로 꼽힌다. 바비킴의 ‘가슴앓이’의 경우 옥션 시작가 1만원에 구입한 회원이 유저간 거래를 통해 4만원으로 되팔아 높은 판매수익을 얻었고, 옥션 시작가 1만원이었던 이선희의 ‘그 중에 그대를 만나’는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10만원에 최종 낙찰되는 기록을 세웠다. 팬, 투자자와 아티스트가 모두 상생하는 뮤지코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 결과다.
“The Better Music Ecosystem, 음악 생태계의 선순환을 그려 나가겠다“는 정 대표가 말하는 현재, 그리고 앞으로 뮤지코인이 추구하는 가치이다. 뮤지코인은 단순히 수익을 내는 사업이 아니다. 저작권료 거래, 공유라는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팬, 투자자와 아티스트가 함께 음악의 가치를 상승시킨다.
마지막으로, 정 대표는 “아티스트들에게 금전적인 보탬을 줄 수 있고, 팬들과 아티스트가 함께 만족을 얻어 더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최대치의 역량을 발휘해 창작자와 투자자가 모두 윈윈하는 글로벌 음악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비전을 밝혔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