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나노구조 안에 빛이 갇힌다면…' 의문이 결실로 이어졌죠

■ 이달의 과학기술인상-박홍규 고려대 교수 인터뷰

융합 통해 독창적 나노 영역 구축

신경과학과 결합한 새 연구도 활발

박홍규(가운데)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가 연구실에서 앞자리 학생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박홍규(가운데)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가 연구실에서 앞자리 학생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어려서 위인전을 보면 아인슈타인이 ‘빛보다 빨리 달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의문을 갖고 연구했더라고요. 저는 물리학을 전공하며 ‘나노구조 안에 빛이 갇히면 과연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라는 의문을 품었죠.”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7월 수상자인 박홍규(42)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는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학자 위인전을 읽고 로봇 만들기를 좋아하면서 자연스레 과학자의 길로 들어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5학년인 딸아이가 인공눈과 인공심장 발명 도면을 보여주며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얘기하는 것을 보면 부전여전”이라고 활짝 웃었다.

KAIST 물리학과 학·석·박사인 그는 광학과 레이저에 매료돼 미국 하버드대 화학과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하며 나노물질의 광학적 특성을 밝히고 물리·화학·공학이 결합된 융합 연구를 했다. 만 30세에 고려대 교수로 임용된 뒤 2009년부터 최연소 극미세나노선광소자 창의연구단장을 맡고 있다.


융합을 통한 독창적인 나노과학 영역을 구축한 결과 게이트 전압 없이 빛으로만 전류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증폭시키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빛으로 동작하는 신개념의 나노선 반도체 소자를 개발, 반도체 설계·제작 공정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고해상도 카메라와 빛으로 계산이 가능한 신개념 컴퓨터 개발의 단초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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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노선 트랜지스터의 성능 향상과 상용화를 위한 후속연구를 하며 다양한 응용성을 갖는 나노 광소자의 상용화 연구도 하고 있다. 또 다른 물질에서 새로운 물리 현상을 관측하는 독창적인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나노 소자들을 활용해 궁극적으로 나노과학과 신경과학을 결합한 연구를 할 것”이라며 “생물학 연구자들이 인간의 질병·수명과 밀접한 신경과학에 주로 참여하고 있는데 제 강점인 물리학과 나노과학 관점에서 신경과학 연구를 하면 새 분야를 개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사후 연구원 지도교수였던 하버드대의 찰스 리버 교수와 새로운 나노 구조체를 이용해 뉴런의 신호를 관측하는 공동연구도 하고 있다. 나노 분야에서 노벨상을 바라보는 리버 교수는 신경과학 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는 “리버 교수님이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는다”며 “나노 광학은 물론 태양전지, 나노·바이오 분야 등 다양한 연구를 하게 된 전기를 만들어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박 교수는 “아인슈타인처럼 천재 한 명에 의해 과학이 만들어지는 시대는 지났다”며 “여러 분야에 걸쳐 과학자들이 소통하고 함께 일하면서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나노 분야는 경쟁이 치열해 시간과의 싸움이라 연구자의 성실한 자세가 중요하다”며 “다양한 연구 경험을 쌓고 자신만의 특별한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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