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미국 최대 은행은 최근 금융업계에서 가장 핫한 혁신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 앰버 발데 Amber Baldet와 패트릭 마이룬드 닐슨 Patrick Mylund Nielsen 같은 이단아들과 협업을 모색해야 했다. 그 관계가 ’잘 맞는 옷‘처럼 항상 편하진 않았지만, 그들의 ’문화적 충돌‘이 곧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y Robert Hackett
엠버 발데가 맨해튼 타임스 광장 근처 베스트 바이의 컴퓨터 매장 계산대 위로 커다란 노란색 주사위 하나를 던졌다. 숫자 5가 나왔다. 벨데가 “홀수네”라고 말했다. 그 숫자는 그녀가 선택할 노트북을 의미했다. 요즘 그녀는 이런 식으로 모든 결정을 내리고 있다. 미행하는 감시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 행위이다. 녹색 모직 셔츠와 단추가 달린 검정색 가죽 부츠를 착용한 발데는 ’홀수‘(249달러짜리 레노보 노트북)와 ’짝수‘(옆에 놓인 169달러짜리 노트북) 가운데 홀수 제품을 선택했다.
그녀의 동료 닐슨은 “더 저렴한 노트북이 나올 때까지 확실히 주사위를 다시 던지지 않을 거야?”라고 물었다. 발데는 “아니야”라고 답했다. 그는 그 노트북 박스를 계산원에게 가져갔다.
이 기이한 쇼핑 나들이는 지난 3월 중순 어느 화요일 벌어졌다. 현재 발데는 제이피모건 체이스(미국 최대 은행이자 포춘 500대 기업 중 20위)의 블록체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닐슨은 그 은행이 만든 블록체인 플랫폼 쿼럼 Quorum-이더리움 네트워크 기술을 응용한 분산회계원장-의 수석 엔지니어다.
그 둘은 일종의 ’월차‘를 쓰고 있었다. 그들은 그 노트북-말 그대로 태워버릴 ’버너‘ 용도로 구입했다-에 데이터를 옮기는 작업을 계획 중이었다. 그건 암호화폐 지캐시 Zcash의 기반이 되는 코드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작업의 일부였다(지캐시는 비트코인과 유사하지만 프라이버시를 크게 강화했다는 점에선 차이가 있다). 이론상 지캐시는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s)‘/*역주: 당사자들이 서로의 신원을 확인 하지 않고 거래할 수 있도록 프라이버시와 신뢰 기능을 갖게 한 것/이라는 수학적 기술을 통해 익명성을 가능하게 한다. 그 증명 작업에 기여하기 위해, 발데와 닐슨은 비밀 공식을 만들었다. 그들은 그후 거기에 사용된 데이터를 파괴해야 했다. 만약 해커가 그 데이터를 훼손한다면, 그는 지캐시를 무제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지캐시의 총 발행한도가 2,100만개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이다.
노트북의 바코드를 스캔하던 파란색 셔츠의 계산원이 “이 노트북 어디에 쓸 거에요?”라고 물었다.
닐슨은 진지한 표정으로 “뭔가를 한 다음에 부셔버릴 거에요”라고 말했다. 가슴까지 내려온 그의 턱수염 속에 묘한 웃음이 숨어 있는 듯했다. 그의 대답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 직원은 질문을 이어갔다. “AS기간을 연장해 드릴까요? 아니면 MS 프로그램이 필요한가요?”
닐슨은 “아니요. 그걸 부순다니까요”라고 계속 답했다.
그 직원은 이마를 찡그리며 “실험 같은 것을 하나요?”라고 캐물었다.
“그걸 부순 다음 태워버릴 거에요”
발데가 “맞아요! 과학실험이에요”라고 끼어들었다. 그녀는 그 직원에게 QR코드가 찍힌 종이 한 장을 건네줬다. “우리가 작업하고 있는 일이에요. 심심할 때 한번 보세요.”
실제로 이 프로젝트는 과학실험이다. 표면적으로 월가 직원들인 이들이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회사에겐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사실 제이피모건 체이스와 지캐시의 관계는 주류 은행들 입장에선 매우 독특한 조합처럼 보인다. 은행은 지캐시 기반의 암호 기술을 자체 플랫폼 쿼럼에 통합했다. 언젠가, 해커들로부터 은행간의 거래를 보호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은행과 캐나다 왕립은행과 함께, 이 공룡 금융사는 작년 가을 ’은행간 정보망(Interbank Information Network)‘을 구축했다. 쿼럼을 활용, 글로벌 결제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비록 사업은 초기 단계지만, 제이피모건 체이스는 다른 비슷한 프로그램들처럼 자체 프로그램도 ’거래 처리 지체시간‘을 수 주에서 수 시간으로 단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은행의 자금서비스 규모-일일 결제금액이 6조 달러나 된다-를 고려할 때, 그 기술은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날의 ’유별난 업무‘ 특성을 고려할 때, 발데와 닐슨은 은행의 기존 사업영역을 침해하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인 것이 분명했다. 베스트 바이를 떠나면서 발데는 필자에게 “이 ’암호기술 탐험‘이 어떤 식으로든 제이피모건 체이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 실험을 개인적 역량 차원에서 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들은 우리가 아주 미쳤다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에 대해 가진 부정적 견해를 고려하면, 제이미 다이먼 Jamie Dimon 제이피모건 체이스 CEO는 발데와 닐슨을 결코 고용하지 않을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그의 신랄한 비판은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암호기술 전문 블로그에선 악마-때때로 문자 그대로 ‘악마 제이미(Jamie Demon)’라는 별명으로 불렸다-로 묘사되기까지 했다. 지난 2015년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포춘 글로벌 포럼 Global Forum에서 연설을 한 다이먼은 정부가 규제 받지 않는 화폐를 단속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작년 9월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점인 2만 달러에 근접하기 시작하자, 다이먼은 자신의 회의적인 견해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사기”라며, “비트코인을 매매하는 직원은 그게 누구든지 반드시 해고하겠다”고 경고했다. 한 달 후 그는 “비트코인을 살 정도로 멍청하다면, 언젠가 그에 걸맞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다이먼은 사견을 밝힌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 평균 미국 달러 공급의 25%를 처리하는 거대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로서, 다이먼은 규제에 도전하고, 가격 변동성이 시도 때도 없이 급변하는 자산을 부정적으로 여길만한 충분한 이유를 가질 수 있다. 그렇다! 제이피모건 체이스는 5만 명 이상의 기술 전문가들을 고용하고 있다(페이스북 전체 직원 수 거의 두 배에 육박한다). 하지만 은행의 핵심 사업에 필요한 많은 기술 운영-기업과 소비자들이 돈을 받고, 대출을 신청하고, 새로운 사업에 투자를 하는데 필요한 돈의 흐름을 유지하는 기능들-과 비교하면, 암호화폐는 사소한 금융 행위이자 집중을 방해하는 부차적인 일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다이먼이 (비트코인을) 대외적으로 폄하하는 이
면에는 미묘한 진실도 숨어 있다. 그의 은행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그리고 그들의 매력적이지만 여전히 실현되지 않고 있는 잠재력에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작년 10월 다이먼이 직설적인 비판을 가한 직후, 체인 Chain-나스닥과 비자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으로 금융 산업용 블록체인을 구축하고 있다-의 애덤 루드윈 Adam Ludwin 최고경영자는 다이먼에게 암호화폐 기술의 잠재적 가치를 설명하는 공개 서한을 띄웠다. 거의 50만 명이 그 편지를 읽었고, 즉시 다이먼에게도 전달됐다. 그는 루드윈과 전화통화를 했다. 루드윈은 “그는 ‘단순히 클릭 수를 늘리기 위해 감히 내 이름을 사용해?’라고 반박할 수 있었지만, 그 대신 편지와 그 속에 담긴 의견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당시 대화를 회상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그가 그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다이먼은 실제로 암호코인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코인을 지탱하는 기술에 관해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있다. 지난해 비트코인 매수자들의 지능에 의문을 제기했던 바로 그 회의장소에서, 그는 “블록체인에게 축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그는 직원들에게 자유분방한 암호화폐 세계에 기원을 둔 실험적 기술 활용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대부분 은행들보다 훨씬 더 큰 자율권을 주고 있다.
예컨대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응용한) 쿼럼은 구글이 고안한 프로그래밍 언어 고 Go를 이용한 소프트웨에서 비롯됐다.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이더리움-시가총액이 비트코인 다음으로 큰 암호화폐 네트워크-을 업데이트할 때, 제이피모건 체이스의 블록체인 팀은 그 업데이트에 편승할 수 있다. 그와 유사하게 쿼럼의 ‘영지식보안계층(ZSL)’-디지털 코인을 포함한 거래를 가능하게 만드는 보안기술-은 지캐시를 만든 ZECC(Zerocoin Electric Coin Co)와의 협업을 통해 구축됐다.
다이먼의 ’사기‘ 발언이 SNS를 후끈 달궜을 때, 앰버 발데는 자신의 입장을 담아 그 발언을 리트윗했다: 단호하게 어깨를 으쓱하는 뜻으로, 인터넷 세대 사이에서 많이 쓰이는 이모티콘 ’?_(ツ)_/?‘을 리트윗한 것이다. 작년 가을 머니 20/20가 개최한 핀테크 회의에서, 그녀는 자신의 입장을 더욱 확실하게 밝혔다. “대부분 은행들이 ’블록체인은 좋지만 비트코인은 별로‘라고 지적할 할지도 모른다. 그 둘 사이의 구분을 명확하게 짓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더리움과 지캐시 개발자들과 협업을 하는 제이피모건이 그렇게 말하는 건 다소 불합리하다.”
다국적 기업들은 현재 조직-다양한 두려움과 꿈을 가진 (해커 등) ’독립적 사상가‘들로 구성된다-을 확대하고 있다. 최고경영자들의 믿음이 그들의 ’이상향‘과 항상 일치하거나 제대로 반영하는 건 아니지만, 제이피모건 체이스의 블록체인 노력을 보면, 거대 금융사의 보수적이고 실적 중심적인 리더십은 신기술 개발자들의 기업가적이고=, 자유분방한 에너지와 종종 생산적인 공존을 하고 있다.
실제로, 이 은행은 공개형 블록체인(암호화폐의 ’미국 서부개척 시대‘ 같은 기술이다)과 기업친화적인 프라이빗 혹은 ’폐쇄형‘ 블록체인(향후 효율적인 금융 인프라 구축의 주춧돌이 될 기술)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블록체인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그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다이먼과 발데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커플‘ 관계가 여기에 기여한 바가 크다.
2015년 2월, 제이피모건 체이스의 홈페이지에 이례적인 구인 공고가 올라왔다. 그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의 일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당신은 창조적 파괴를 중시한다.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에 관한 식견을 갖고 있다. 그리고 대형 금융회사 채용에 대해 아마 큰 관심이 없을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당시 (이 은행의) ’자아 비판‘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그들은 회사를 위해 일할 마음이 없는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제이피모건 체이스는 ‘신선한 피’를 원했다. 기술 격변의 시기에 수백 년 역사를 가진 이 기업에겐 일종의 ‘욕망’ 같은 것이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은행은 2014년 ‘신상품 개발팀(New Products Development)’이라는 소규모 TF를 조직했다. 그 팀은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화, 그리고 개발자 우호적인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포함한 가장 ‘핫한’ 주제들을 다뤘다. 그리고 마침내 앰버 발데가 그 팀에 합류했다.
발데는 처음부터 은행원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녀는 오랫동안 반문화(Counterculture)에 호감을 가졌고, 해커 무리들과 어울렸다. 2008년 뉴욕으로 옮기면서, 작은 헤지펀드에 일자리를 잡았다. 때마침 회사와 경제가 서서히 좋아지던 시점이었다. 이후 캡코 Capco라는 컨설팅회사로 이직한 그녀는 고객사였던 제이피모건 체이스와 협업을 했다. 그리고 2012년 정직원으로 은행에 입사했다. 그러나 그녀의 저항심은 지속됐다.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 동안, 그녀는 (미국 수용소가 있는) 관타나모 만의 삶을 그려 유명해진 활동주의 예술가 몰리 크랩애플 Molly Crabapple의 초상화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그 배경 속에서 발데는 선글라스를 쓰고, ‘월가 종사자들은 현실적인 재정 개혁을 하라.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더 많다’고 쓰인 표지판에 기대어 서 있었다. 이 그림은 현재 뉴욕역사협회에 전시돼 있다.
그녀는 제이피모건 체이스에서 신상품 개발팀에 합류했다. 처음에는 머신 러닝 관련 업무를 맡았다. 기업용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그 팀은 프로젝트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늘렸다. 회사는 디지털 애셋 Digital Asset이라는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입했다(이 회사 CEO 블라이스 마스터스 Blythe Masters는 신용부도 스와프에 투자해 논란을 빚은 제이피모건 체이스 임원 출신이다). 그리고 은행은 비영리단체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 Enterprise Ethereum Alliance-이더리움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들의 모임-와 리눅스 재단의 산업간 블록체인 협업 그룹-나중에 하이퍼레저 Hyperledger로 불렸다-의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동시에 한발 더 나아가 내부적으로 자체 기술을 구축했다. 하지만 규범 준수(Complianceㆍ이하 컴플라이언스)를 중시하는 은행 문화가 모든 것을 공유하는 블록체인 개발자들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이 곧 분명해졌다. 최근 몇 년간 제이피모건의 블록체인 실험은 기대를 모았지만, 개발자들의 이탈을 막는 일이 매우 힘들다는 점도 입증됐다.
초기 시범 사례들 중에 주노 Juno라고 알려진 분산원장이 있었다. 블록체인 시스템은 과부하가 걸려 종종 느려진다. 그래서 주노는 회복력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뒀다. 개발자 스튜어트 포프조이 Stuart Popejoy는 그 프로젝트 개발을 자신의 핵심 프로그래머인 윌 마르티노 Will Martino와 함께 주도했다. 하지만 그들의 작업은 제이피모건 체이스에겐 너무나 생소했다. 그리고 은행은 신뢰할 만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출시 경험이 전무했다(마르티노는 코드 공유 웹사이트 깃허브 Github에 자신의 개인 계정으로 주노 코드를 출시했다). 그 팀이 지난 2016년 하이퍼레저 회의에서 주노를 공개했을 때, 제이피모건 체이스는 관련 보도자료 배포를 거부했다. 포프조이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정말 이 기술의 잠재력 실현을 원한다면, 우리가 스스로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이 확실해졌다”고 밝혔다. 그 해 그들은 은행을 떠났다. 그들의 새 프로젝트 카데나 Kadena는 약 1,500만 달러 투자금을 유치했다. 그 창업자들은 한 포춘 100대 헬스케어 회사와 (자사 블록체인 이용) 계약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때까진 발데가 상품 개발팀의 블록체인 사업을 총괄하는 사실상의 리더였다. 그녀가 처음 채용한 사람은 마스터스에서 주식 트레이더로 잠시 일했던 크리스틴 모이 Christine Moy였다. 이후 패트릭 닐슨이 합류했다(그는 최근 궁지에 몰린 러시아 백신업체 카스퍼스키 랩 Kaspersky Lab 의 연구원 출신이다). 그리고 결국엔 닐슨이 쿼럼 관련 수석 개발자로 승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쿼럼은 주류 금융 회사들이 지지할 수 있는 블록체인의 모습을 띠기 시작했다. 사용의 편리함과 개인간 메시징 도구인 콘스텔레이션 Constellation이 많은 고객사들의 큰 관심을 끌만한 ‘비밀 보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영지식보안계층은 향후 더 큰 가치-디지털 자산 교환을 개인간 처리하는 것-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한편으론 제이피모건 체이스의 규제 시스템도 새로운 상품 문화를 수용할 정도로 성숙해졌다: 은행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하에서 쿼럼 출시 준비를 마쳤을 땐, 컴플라이언스를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출시를 할 수 있었다. 결국 은행은 공식적인 회사 계정을 통해 깃허브에서 쿼럼을 출시했다.
체인 CEO 루드윈은 이더리움과 지캐시를 언급하며 “그들은 다른 은행들이 범접할 수 없는 기술로 인식한 것들을 실험하는데 앞장섰다”며 “앰버의 공이 상당히 컸다. 그것을 가능하도록 한 제이미도 일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이피모건 체이스에서 쿼럼의 채택과 심지어 그 플랫폼의 미래가 확실하게 보장된 건 아니다. 쿼럼이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은행은 반독점 규제를 조심스럽게 피해가야 한다. 협업을 하려면 다른 은행들의 참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역주: 블록체인은 다수의 참여자가 없으면 작동불가능하기 때문에, 쿼럼도 다른 많은 은행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다양한 이유로 업계 내부자들은 쿼럼이 하이퍼레저나 피노스 FINOS 같은 금융산업 컨소시엄 단체의 감독을 받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제이피모건 체이스의 최고정보책임자 로리 비어 Lori Beer는 “쿼럼의 운명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것이 정말 훌륭한 자산이라고 믿고 있다”며 “쿼럼이 진화하고 성장하는데 가장 좋은 접근방법이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역주: 제이피모건은 이런 이유 때문에 쿼럼을 독립 분할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그 진화가 발데와 닐슨이 있을 때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둘은 지난 4월 퇴사를 발표했다. 발데는 이에 대해 “우리는 진정으로 규제가 심한 회사에서 가능한 한 더 빨리 움직이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발데와 닐슨은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폐쇄형(기업이 이용 가능한)과 공개형(비트코인 같은) 블록체인이 더욱 긴밀하게 결합되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발데는 최근의 블록체인 상태를 몇 년 전 기업들이 아마존 웹 서비스 Amazon Web Services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Microsoft‘s Azure 같은 공용 클라우드 사용을 고민하던 때와 비교하고 있다. 그래서 결국 그들은 사설 및 공용 클라우드 모두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선택했다. 그 결과 사업을 영위하는데 있어 더욱 유연하고 효율적인 방식을 쓸 수 있게 됐다. 발데의 뒤를 이어 제이피모건 체이스 팀을 맡은 크리스틴 모이도 블록체인 세상을 비슷하게 보고 있다. 그녀는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 Coindesk와의 인터뷰에서 “아마도 언젠가는 이 모든 것이 하나로 수렴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런 전망이 발데와 닐슨이 그들의 새로운 스타트업 클로비어 Clovyr를 설립하는 원동력의 일부로 작용했다(회사명은 클로버 잎처럼 생긴 고속도로의 진출입 차선에서 따온 것이다).
클로비어는 블록체인에 관심 있는 개발자와 기업,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발데의 상품 아이디어는 데스크톱 컴퓨터에 적합한 브라우저 같은 도구-사용자들이 경쟁 관계에 있는 여러 블록체인에 접속, 탈중앙화된 앱을 통해 최신 혁신을 실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등을 포함한다. 그들의 관점에선 블록체인 경주의 승자는 오로지 한 명만 있을 필요가 없다. 기업과 고객들(제이미 다이먼 포함)은 자신들에게 가장 적합한 요소들을 조합할 수 있다.
지난 3월 중순 클로비어 설립 전, 발데와 닐슨은 쿼럼과 제이피모건 체이스를 위해 끝내야 할 마지막 업무를 하고 있었다. 필자는 발데의 브루클린 아파트에서 직접 이 이벤트를 목격했다. 그녀의 고양이 릴리가 거실 주변을 활보하며 울음소리를 내는 동안, 둘은 정말 노트북을 부수고 있었다. 지캐시 코드 업데이트 행사의 마지막 단계였다.
전날 둘은 뉴욕의 타임스 광장과 유니온 광장에서 비디오 인터뷰를 가졌다. 큰 우산을 사용해 (항공기와 인공위성 등) 하늘의 감시 장치가 염탐하는 것을 막았다. 그들은 캐나다 커플과 마리화나 담배를 피우는 이스라엘 출신 배우, 그리고 특이하게도 불교승려에게 프라이버시와 암호화폐, 감시에 관한 생각을 물었다. 그들은 비둘기들이 공원 주변을 날아다니고, 택시가 경적 소리를 내고, 자메이카 출신 여성이 지하철에서 그들에게 욕을 지르는 모습들을 촬영했다. 목표는 어느 누구도 재생산이 불가능한 비디오 파일 형태로 데이터를 생산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런 다음 그 비디오 파일을 지캐시의 핵심이 되는 프라이버시 기술의 기초 코드로 변형시키는 프로그램에 넣고 돌렸다.
그 일이 끝나자 파괴할 시간이 다가왔다. 발데의 집 옥상에서 그녀는 프로판 버너를 꺼내 노트북 내부를 녹였다. 메모리 칩을 소각하는데 특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매캐한 냄새가 그 쓰레기(노트북)가 놓여있는 팬에서 났다. 발데는 “우리가 맛있는 ’인쇄배선 회로기판(Printed Circuit BoardㆍPCB) 스튜‘를 만들고 있네”라고 말했다.
그녀의 부엌에서 닐슨은 아직 덜 탄 노트북 조각을 확인하고 있었다. 발데는 그것을 화로 위 팬에 올려 놓았다. 그녀는 환기 장치를 켜서 화력을 키웠다(그리고 철과 플라스틱 조각들을 튀겨버렸다). 그러곤 그녀와 닐슨이 송풍기로 연기를 빼내자 희미하게 하얀 구름이 하늘로 올라갔다. 마침내 ’의식‘이 마무리되고 있었다. /번역 박정호 parky1998@naver.com
▲미국 최대 은행의 엄청나게 큰 IT 규모
제이피모건 체이스가 어떻게 5만 명 이상의 개발자를 배치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제이피모건의 글로벌 최고정보책임자 로리 비어는 “우리는 스스로를 최고 IT기업이 이끄는 디지털 은행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맨해튼 파크 애비뉴 Park Avenue 타워에 위치한 비어의 임원실(짙은 색의 목판으로 둘러싸여 있다)은 실리콘밸리 느낌은 나지 않지만, 각종 수치가 그녀의 말을 뒷받침하고 있다. 제이피모건 체이스는 지난해 무려 108억 달러의 IT 예산을 투입했다. 넷플릭스의 연 매출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올 1분기 채용된 고위 임원의 3분의 1이 IT 출신이다. 회사는 5만명 이상의 개발자를 고용하고 있다(페이스북 전체 직원의 2배 가까이 된다). 그 중 3만 3,000명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이들 모두는 금융 거래에 필요한 시스템 코딩을 맡고 있다. 비어는 “우리가 계속 혁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IT는 금융 사업의 모든 부분에 깊숙이 통합되어 있다. 향후 100년간 고객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항상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 “우리는 더욱 스마트한 내부 상담실 구축으로 고객 대응을 개선할 수 있다. 챗봇을 넘어 더 많은 가상 비서들을 활용할 계획이다. 그것은 애플의 시리, 구글 홈, 그리고 아마존 알렉사 같은 소비자 트렌드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자동화: “우리는 직원들에게 자율권을 주기 위해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때때로, 작업 흐름을 단순화 하기 위해 로봇을 사용한다. 때로는 실시간으로 트레이더들에게 통찰력을 제공하기 위해 머신 러닝을 활용한다.”
-개발자 도구: “우리는 제이피모건 디벨로퍼 JPMorgan Developer를 막 출시했다. 그것은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ㆍAPI) 스토어다. 그 전에는 고객들이 IT팀에 전화를 걸어 소프트웨어 연결이나 통합을 해야 했다. 지금은 구글 맵처럼 우리 API에 접속할 수 있다.”
-교육: “우리는 파워업 PowerUp이라 불리는 몰입 교육을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에게 API와 클라우드에 관한 교육을 시켜 빠른 변화에 적응할 수 있게 하고 있다. 97% 이상의 직원들이 그 교육 과정을 동료들에게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우린 이 과정으로 통해 엔지니어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블록체인: “우리는 컴플라이언스 조사를 간소화하기 위해 ‘은행간 정보 네트워크(Interbank Information Network. IIN)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결제 처리시간을 며칠에서 몇 시간 또는 몇 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이것은 문제를 단순화시키는 블록체인의 위대한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