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찾은 윈체 충주공장은 기록적 폭염의 날씨를 연상시키듯 각 공정마다 기계들이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부지 가운데 구축돼 있는 압출공장에서는 긴 레일 위로 하얀 색상의 프로파일(창호의 뼈대가 되는 틀)이 쉴 새 없이 밀려 나왔다.
윈체 충주공장은 LG하우시스나 KCC 등보다 규모가 크다. 16만5,000㎡ 규모로 창호 단일생산기지로는 국내 최대규모다. 윈체는 LG하우시스, KCC, 한화L&C와 함께 국내 ‘4대 창호기업’으로 꼽힌다.
현장에서 만난 김형진 대표는 “원재료가 쌀이 아닌 PVC(폴리염화비닐)라는 것이 다를 뿐 방앗간에서 가래떡이 나오는 것과 같은 원리인데 이렇게 뽑아나온 프로파일들을 규격에 맞게 잘라서 각 사이즈별 창호를 만든다”며 “압출생산시설을 직접 가동하는 곳은 국내 창호기업 중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주인 김왈수 회장의 차남이다.
창호는 압출-가공·조립-납품·시공·A/S의 순서로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윈체는 전 과정을 본사가 직접 관리하는 일원화 시스템을 구축한 국내 유일의 회사다. LG하우시스, KCC 등은 압출은 본사가 직접 담당하지만 가공·조립은 대리점에 위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윈체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보다는 B2B(기업 간 거래)에서 업력을 오래 쌓았는데 품질 균일화가 무엇보다 중요해서 아웃소싱을 선택하지 않았고 일원화 공정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윈체는 지난 2011년 전주에서 충주로 생산공장을 이전하면서 국내 창호 가공조립업계 최초로 절단-가공-용접-조립 등의 전 공정을 자동화하는 설비를 구축했다. 김 대표는 “불량률을 낮추려면 자동화설비가 필수적”이라며 “그룹의 계열 건설사처럼 캡티브 마켓이 없는 윈체가 국내 10위권 건설사에 특판물량을 납품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윈체는 현재 B2C 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올 2월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홈쇼핑에 진출했다. 김 대표는 “창호시장은 크게 특판, 시판, 직판으로 분류되는데 소규모 건설업자를 대상의 시판은 수익성이 크지 않아 외형과 수익성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직판 시장을 타깃으로 잡았다”며 “부동산 신축시장이 위축되더라도 리모델링 수요가 앞으로 커질 수밖에 없어서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윈체는 늦어도 오는 2020년까지 상장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윈체는 지난 2016년 VIG파트너스(옛 보고펀드)를 전략적 투자자로 받아들였다. 제조 한우물을 파온 윈체 입장에서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보고펀드는 상장 스케쥴 및 전략 설정 과정에서 든든한 우군이다. 윈체는 지난해 1,400억원의 매출(계열사 대신시스템 포함)을 기록해 상장을 위한 외형은 만들어놨다.
김 대표는 “VIG파트너스를 경영에 참여시킨 이후 시스템 경영기법을 도입해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B2B에 치중돼 있는 매출구조를 B2C 사업의 비중을 높이는 형태로 회사의 체질을 바꾸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주=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