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회원인 ‘서유기’ 박모씨(왼쪽부터), ‘트렐로’ 강모씨, ‘초뽀’ 김모씨가 서울 서초구 허익범 특별검사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연합뉴스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 등 피의자 5명을 동시에 조사하는 등 본격적인 정치권 수사를 앞두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검팀은 30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회원인 ‘아보카’ 도모 변호사와 김경수 경남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한모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또 구속 수감 중인 드루킹 최측근 ‘서유기’ 박모씨와 ‘초뽀’ 김모씨, ‘트렐로’ 강모씨 등 3명도 같은 시간 특검 사무실로 출석시켜 조사했다.
특검팀이 이처럼 피의자들을 무더기로 부른 것은 이번 사건에 김 지사 등 여권 핵심 인사의 연루 의혹을 본격 수사하기에 앞서 사실관계를 가다듬으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날 도 변호사와 한씨에 대한 특검의 조사는 드루킹과 김 지사 사이에 인사청탁 정황이 있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도 변호사는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인물로 올해 3월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그와 면접성 면담을 하기도 했다. 그는 2016년 총선 직전 경공모가 자신의 경기고 동창인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불법 기부하는 데 깊숙이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한씨는 작년 9월 경공모 핵심인 ‘성원’ 김모씨, ‘파로스’ 김모씨를 만나 500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를 받는다. 한씨와 경공모 측은 경찰 수사 등에서 오사카 총영사 인사청탁과 관련한 편의를 바라며 금품을 주고받았다고 시인했다.
함께 소환된 구속 피의자 3명은 모두 ‘드루킹’ 김동원씨와 함께 댓글조작 시스템 ‘킹크랩’의 개발·운용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이중 박씨는 2016년 10월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열린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드루킹은 ‘옥중편지’를 통해 김 지사가 이 시연회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킹크랩 사용을 허락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검팀은 박씨를 상대로 시연회 당시 김 지사의 참석 여부나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다지는 작업을 벌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7일 특검이 댓글조작 및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한 초뽀와 트렐로는 이날이 두 번째 소환조사다. 초뽀는 5월 댓글조작 기사 9만개의 주소(URL)와 김 지사에 대한 2,700만원 기부 내역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경찰에 압수수색당했다. 초뽀는 경찰과 특검에서 서유기로부터 USB를 건네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특검은 이 같은 증거 은닉 의심 행위의 정확한 경위 등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