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계속되고 가뭄까지 겹치면서 한강 하류에 녹조가 발생했다.
6일 한강 하류인 행주대교 아래 녹조 알갱이들이 7∼10m 구간에 띠를 이루며 물감을 뿌려놓은 듯 초록색을 띠고 있다.
강 주변에는 누런 거품을 동반한 녹조 찌꺼기도 떠다닌다.
녹조는 식물 플랑크톤의 일종인 남조류가 대량 번식하면서 물색이 초록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남조류는 먹잇감인 질소·인 등 영양염류가 풍부해지고, 일조량이 많아지면서 수온이 오를 때 필요 이상으로 번성하면서 악취를 일으킨다. 물에서 비린내가 나고 인체 접촉 시엔 피부염도 발생할 수 있다. 물고기 폐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평생을 이곳에서 물고기를 잡아온 어민 한상원(60) 씨는 “최근 3년 동안 한강에 녹조가 발생해 올해도 걱정이 됐는데 이틀 전부터 행주대교 아래서 긴 띠를 이루며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행주대교를 기점으로 상·하류 쪽으로 10∼15m 구간에 걸쳐 녹조가 발생했고, 앞으로 더 번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녹조가 발생한 것 같다”면서 “조업을 하면서 녹조가 확산하는지 계속 지켜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물고기 폐사는 없다고 행주 어민들은 전했다.
어민들은 봄철에 나타나는 끈벌레와 여름철 녹조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행주대교를 기점으로 한강 상류 6∼7㎞ 지점에 있는 난지물재생센터와 서남물재생센터가 정상처리하지 않은 하수·분뇨를 한강에 무단 방류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심화식(62) 한강살리기어민 피해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몇 년간 한강 하류에서 발생한 녹조와 신종 괴물체인 끈벌레 출현도 오염된 방류수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아직 어민들로부터 정식으로 녹조 발생 신고나 문의가 들어온 것은 없다”며 “현장 점검 후 녹조가 확산하지 않도록 관계 기관과 함께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경희인턴기자 crencia96@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