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한전은 지난해 4·4분기부터 연속 적자를 봤다. 올해 6조 원의 빚을 낸다고 한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연료비가 급증한데다 탈원전 바람에 비용이 덜 드는 원전을 세우고 값비싼 발전을 늘린 탓이다. 한전의 적자는 전기료를 인상하거나 아니면 혈세로 메울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전기요금을 억누르다 6,000억 원의 혈세를 한전 적자보전에 투입한 전례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냉방기기 사용을 국민의 건강·생명과 직결된 기본적인 복지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에어컨 틀기를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저비용·고효율 전원의 뒷받침은 필수적이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원전 외에 그런 전원이 있는가. 원전의 발전비용이 가장 저렴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부가 원전의 대체전원으로 육성하려는 신재생발전이 고비용 구조임은 차치하더라도 안정적 전력생산조차 가능한지 의문스럽다. 전력이 펑펑 남아도는 것도 아니다. 냉방복지를 제대로 실현하려면 탈원전정책부터 접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