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의 한 여관에 불을 지러 7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9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유모(53)씨에게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유씨는 지난 1월 20일 오전 2시께 술을 마신 뒤 종로구 서울장여관에 들어가 업주에게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는 요구가 거절당하자 같은 날 오전 3시께 홧김에 여관에 불을 낸 혐의를 받는다.
당시 유씨는 근처 주유소에서 산 휘발유 10ℓ를 여관 1층에 뿌리고 불을 붙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 사고로 7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쳤다.
재판부는 “별 내용이 아닌 사안을 갖고 다수가 모여 자는 여관에 불을 질러서 여러 명을 사망케 한 범행으로 죄질이 정말 좋지 않다”며 “피해자는 물론 유족 입장에서 어떻게 위로를 할 수도 없는 정도의 범행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검찰의 구형처럼 사형에 처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형이라고 하는 것이 과연 문명사회를 지향하는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인가를 고민해 볼 때 사형에 처하는 사안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판단된다”며 “사형이 반드시 피해자 측에 완전히 위로가 되는 것인지도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