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한 베네수엘라 대법원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브라질 대형 건설사 오데브레시와 관련한 부패혐의로 징역 18년 3개월 형을 선고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우파 야권이 지명한 대법관들로 구성된 망명 대법원은 전날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총 350억 달러(약 39조6,000억 원)의 벌금형과 함께 이같이 판결했다.
망명 대법원은 형집행기간에 마두로가 정치활동을 할 수 없도록 자격을 박탈하고 국제 체포 영장 발부를 명령했다. 또 마두로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외곽에 있는 라모 베르데 교도소에 수감토록 명령했다. 라모 베르데 교도소는 야권 주요 정치범들이 수감 되어있는 곳이다.
망명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법적인 효력이 없는 상징적인 것이다. 망명 대법원은 마두로 정권의 체포 위협을 피해 콜롬비아, 칠레, 미국 등지로 피신하거나 망명한 대법관들로 구성됐다.
앞서 베네수엘라 우파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는 지난해 7월 친정부 성향의 대법원에 도전하고자 자체적으로 33명의 대법관을 임명했다. 이는 베네수엘라 대법원이 친정부 성향의 인사들로 구성되면서 의회가 추진한 국민소환 투표 등 중요 정치사안마다 제동을 걸고 있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마두로 정권이 의회의 대법관 자체 임명이 불법인 만큼 임명된 대법관들을 체포하겠다고 위협하자 대법관들은 외국으로 피신하거나 망명했다. 이번 공판은 지난해 제헌의회로부터 검찰총장직을 박탈당한 뒤 콜롬비아로 망명한 루이사 오르테가 전 검찰총장의 기소에 따라 진행됐다.
오르테가 전 총장은 마두로가 오데브레시로부터 공공건설 수주 특혜를 대가로 3,500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다며 그를 기소했다. 오르테가 전 총장은 공판에서 최후 논고를 통해 “오데브레시는 수많은 공공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대금을 받았지만 공사를 끝맺지 못했다”며 “모든 베네수엘라인의 이름으로 정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마두로의 오른팔인 디오스다도 카베요 제헌의회 의장은 이번 판결을 비웃었다. 카베요 의장은 국영TV에 나와 “콜롬비아로 도망친 이들이 현직에 있는 대통령을 단죄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야단났네”라고 말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